[중도시평] AI 전성시대, 인재가 기업을 모은다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AI 전성시대, 인재가 기업을 모은다

  • 승인 2023-04-11 10:47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오용준 한밭대 총장
오용준 한밭대 총장
가히 AI(인공지능)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유수의 기업들이 AI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하고, AI 기반의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AI는 기술이라기보다 거대한 경제이다. 우리나라도 카카오, 네이버를 필두로 한 AI 기반의 기업들에 더해, AI를 기존의 사업 모델에 접목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조직과 인력을 모으고 있다. 이러하니 AI와 관계없을 것 같은 기업인들도 크든 작든 자신의 사업체에 AI를 적용해야 한다는 스스로 압박도 클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속한 대학의 동문이자 지역의 건실한 제조 중소기업을 일군 대표를 만났다. 그 또한 자신의 전통적인 사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할 아이디어를 들려주었다. '이런 훌륭한 대표의 생각을 뒷받침할 인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중소기업 선택을 망설이는 오늘의 대학 청년들을 생각하니 돌아서며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오픈AI가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공개한 지 갓 4개월이 지났다. 자연어 처리와 트랜스포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사람 못지않은 대화형 문장 생성 능력을 갖춘 챗 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를 부가할지 벌써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구글이나 네이버의 박스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스크롤 하며 나만의 직관적인 탐색력을 열심히 발휘하는 건 이제 먼 옛날이야기가 될지 모를 일이다. 코로나 이후 완전한 대면을 회복한 대학교육에도 챗GPT로 인한 문제와 파장이 예상된다. 만일 파장이 별로 없다면 어쩌면 그 대학의 교육이 아직 단순 암기나 이해력을 시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씁쓸한 방증일 수도 있다. 왜냐면 챗 GPT는 대개 광범위한 정보에 기반하여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반응을 요구받은 학생이 이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연 이제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시대이다.

많은 소프트웨어 전공자를 양성하고 이민자를 수용하고 있는 미국에는 실리콘밸리 외에도 새롭게 대두되는 다수의 소프트웨어 허브(hub) 지역들이 있다. 이 중 일부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지역의 다른 산업들과 깊은 상생의 관계를 맺고 있는 특징이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롤리-더럼 지역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헬스케어 기업들과, 텍사스 오스틴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파트너가 되어서 일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IT허브'는 판교테크노밸리다. 2021년 매출이 120조를 넘었고 1,642개 업체에 상시근무 인력이 7만3000명이다. 근래 들어 대기업 인력과 제조회사 우수 인력, 심지어 시중은행의 인재들도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인재의 유출을 막고 핵심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판교로 들어가는 전통 제조기업도 나오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소프트웨어 인재가 거꾸로 기업을 끌어오는 모양새다.

다행히 대전시는 수도권을 제외한 시·도 중에서는 높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전시는 2022년 13개 시·도 중 SW 매출액으로 제주, 부산에 이어 3위, 종사자 수로는 2위이다. 대전에는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종합대학이 한밭대, 충남대 등 4개 대학이고, 카이스트까지 하면 총 5개 대학이 있다. 대학은 지역기업의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인재를 공급할 중요한 미션이 있다. 배후에는 고객이자 협력자인 대덕특구의 여러 공공 및 민간 연구기관들도 있다. 필자의 대학만 해도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형 융합인재를 기르는데 주안점으로 두고, 각자의 전공 분야와 맥락이 있는 전교적인 SW교육을 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의 1세대 AI 전문가가 저술한 '비즈니스전략을 위한 AI 인사이트'(이호수 저)를 탐독했다. 지역대학에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고민하는 AI 비전공자인 나로서는 적지 않은 통찰력을 얻었다. 그 속에는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뒤틀려버린 AI의 본질을 고민하며, AI 연구 활동이 산업계로 이어지지 않아 경제적 가치 창출이 어려운 국내 상황을 토로하고 있다. 대전시는 전체적인 산업 파이(pie)가 작은 지역이다. 기업을 더 많이 모아야 할 텐데 무엇으로 매개체로 삼을 것인가? AI 리소스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협업하는 지역의 혁신이 필요한 때이다. 나노 반도체 등 대전시가 앞장선 4대 전략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이미 형성된 소프트웨어 파워를 적극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파워가 없이는 하드웨어 파워도 설 수 없는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오용준 한밭대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 부석사 불상 친견법회, 한일 학술교류 계기로"
  2. 대전 학교 내 성비위 난무하는데… 교사 성 관련 연수는 연 1회 그쳐
  3. [입찰 정보] '테미고개·서대전육교 지하화'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12공구 공고
  4. 2023년 대전·세종·충남 전문대·대학·대학원 졸업생 취업률 전년比 하락
  5.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1. [사설] '대한민국 문화도시' 날개 달았다
  2. [사설] 교육 현장 '석면 제로화' 차질 없어야
  3.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4. 대전 경제기관·단체장 연말연시 인사이동 잇따라
  5. 대전 동구, 축제로 지역 이름 알리고 경제 활성화 기여까지

헤드라인 뉴스


韓 권한대행도 탄핵… 대통령·국무총리 탄핵 사상 초유

韓 권한대행도 탄핵… 대통령·국무총리 탄핵 사상 초유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탄핵 됐다. 대통령에 이어 권한대행마저 직무가 정지되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순서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국회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무기명 투표를 진행한 결과, ‘국무총리(한덕수) 탄핵 소추안’은 재적의원 300명 중 192명이 참석해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표결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 안건은 국무총리 한덕수 탄핵소추안이다. 그러므로 헌법 제65조2항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주택 특공` 한계...수도권 인구 유입 정체
세종시 '주택 특공' 한계...수도권 인구 유입 정체

현행 세종시 주택 특별공급 제도가 수도권 인구 유입 효과를 확대하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오던 이전 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제도가 2021년 5월 전면 폐지되면서다. 문재인 전 정부는 수도권에서 촉발된 투기 논란과 관세평가분류원 특공 사태 등에 직격탄을 맞고, 앞뒤 안 가린 결정으로 성난 민심을 달랬다. 이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를 본 이들이 적잖다. 중앙행정기관에선 행정안전부 등의 공직자들부터 2027년 제도 일몰 시점까지 특별공급권을 가지고 있던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고개를 떨궜다. 세종시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같..

AI 디지털 교과서 논란...전국 시도교육감 엇박자
AI 디지털 교과서 논란...전국 시도교육감 엇박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명의의 건의문이 17개 시·도 간 입장 조율 없이 제출돼 일부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2월 26일 이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우리 교육청은 그동안 AI 디지털 교과서의 현장 도입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해왔다. 시범 운영을 거쳐 점진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이라며 "AI 디지털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란 입장으로 서두를 건넸다. 이어 12월 24일 교육감협의회 명의의 건의문이 지역 교육계와 협의 없이 국회에 제출된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독감과 폐렴 함께 예방해 주세요’ ‘독감과 폐렴 함께 예방해 주세요’

  •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 즐거운 성탄절 즐거운 성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