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재판은 감형 싸움? 팔에 깁스·양육 총동원 '요지경'

"피고는 성실한 교육직 공무원이었고, 앞으로 면허를 취득하지 않겠다며 차를 매각했습니다."

10일 오후 3시 대전지방법원 317호 법정에서 음주운전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피고 A(61) 씨의 법률대리인은 항소심 재판부에 이같이 말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A 씨는 2001년과 2006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동종전과가 있고, 2022년 적발 시 음주 사실을 숨겼으나, 변호인은 "최근 17년간 음주운전을 안 했고, 지난 5개월의 구속 중에 반성하며 음주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라며 양형부당을 항소심 재판부에 주장했다. 심리를 맡은 대전지법 형사4부 구창모 재판장은 "면허보다 술을 먼저 끊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피고를 따끔하게 훈계했고, 이달 말 최종 선고하기로 했다.

이처럼 술을 마신 상태서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운전해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를 다투는 법정은 감형을 받아내기 위한 온갖 수단이 동원된다. 무면허 운전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고,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구속까지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구속을 피하거나 퇴직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변호인을 통해 감형에 유리한 요소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한 피고가 승용차를 매각하고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다가 넘어져 팔이 부러졌다며 깁스한 팔을 재판부에 보이기도 했다. 차를 매각했다는 것은 기본이고, 구속이 점쳐지는 사건의 경우 부양할 가족을 나열하거나 음주운전 거리가 짧다는 식으로 호소한다. 일부 변호인은 무면허 음주운전 감형을 위한 양형요소를 드러내 홍보하는 실정이다.

피고가 법정에서 주장하는 것은 대부분은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음주운전에 따른 양형은 기준에 따라 정해져 있고, 감형을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해 가정사나 금주노력 등을 찾아 호소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