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 경제부 차장 |
부동산 시장에선 시세차익을 놓고 매수·매도인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매수인은 추가적 집값 하락을, 매도인은 현재 거래가 보다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한다. 입지와 미래 가치 등 높은 단지 거래로 시장에서 변화가 일자 매물을 내놓던 집주인들은 다시 거둬들이면서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진 분위기다.
전문가들조차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이 엇갈린다.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거래 활성화에 따른 반등 신호가 팽팽히 맞선다. 섣불리 집값 '반등' 또는 '하락'을 예단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가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예민하다. 부동산 경착륙을 시도하는 정부도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어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할 정도로 시장 개입에 말을 아낀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부동산 시장의 통계는 혼란스럽다.
미분양 공포가 여전한데, 분양전망 지수는 6개월째 회복세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 2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5438세대다. 전월보다 79세대 늘었다. 미분양 위험수위인 6만 2000세대를 넘어섰다. 2021년 5월(2만7000세대) 이후 9개월 연속 미분양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만하면 미분양 공포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데도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 10만 세대까지 각오하며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미분양 물량 16만 세대와 비교하며 위험치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미분양 아파트가 지속하는데 분양시장 전망은 아이러니하게도 6개월째 회복세를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6일 발표한 4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5.2로 전월보다 11.6포인트 올랐다. 2021년 10월 37.1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는데 이후 반년 동안 회복세를 보인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완화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기준선 100을 밑돈다.
전국 집값도 하루가 다르게 등락을 반복한다. 급매물 위주로 소진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다 하락 폭이 확대하고 있다.
역대급 부동산 침체에 정부가 소방수로 나섰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앞으로도 장담할 수 없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자신의 판단이 중요하다. 전문가의 목소리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손해를 보지 않는 결정이 필요할 때다. 박병주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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