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말한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결이 재미가 없어 보인다고. 누가 더 못하는지 내기하는 것 같단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정치 얘기를 하면 이젠 싸움도 나오지 않는다. '다 똑같다'는 말을 듣는 것은 익숙해진지 오래다.
가족과 친구들만 그런 게 아닌 것 같다. 씁쓸한 통계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4월 4~6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은 28%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5월엔 18%였다. 약 1년 사이 10%가 더 늘어났다. 충청권도 이번 조사에서 25%가 무당층으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것이다.
집단만 거대하지 국민이 보기에 약팀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정당 지지도도 더불어민주당이 33%, 국민의힘이 32%다. 키 플레이어들도 인기가 없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이어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지지를 접는 유권자들이 속속 나온다. 당으로 봐도 별 차이가 없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지키기에 급급하고, 민주당도 169석이란 여소야대 구도에서 제 역할을 못했다.
정치와 스포츠에서 엄연히 다른 부분은 '관심'이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지면 해당 선수나 구단, 협회에 위기가 오지만, 정치에 관심이 없어지면 당사자가 아닌, 우리에게 피해가 온다. 당사자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우리네 삶이 바뀌니까.
우리 얼굴을 뽑아 국회로 올리는 선거가 중요한데도, 재미가 없는 것은 국민의 관심 부족이 아니다. 국회에서 일하는 우리 얼굴들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국회의원 수준은 물론, 절박하게 임하는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
국회의원에 나설 인물들이, 나아가 정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이 느끼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본인들의 역할인 것이다. 딱 1년 남았다. 1년 뒤 총선에서 본인들의 정당을, 그리고 본인을 투표해달라고 지역구 시민 앞에서 말하려면, 떳떳하고 절박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조훈희 내포본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