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톡] 엄마 마음은 숨소리조차 자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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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톡] 엄마 마음은 숨소리조차 자식 사랑

남상선/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전 조정위원

  • 승인 2023-04-0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나는 한국효문화진흥원 효문화지도사로 근무한 지 3년째가 된다. 5월 중순에 초등교 학생 30명 방문이 있어 안내 해설을 하게 되었다. 제1 전시관 전시물 가운데에 부모은중경이란 코너가 있는데 해설 들어가기 전에 효가 무엇인지를 질문해 보았다. 세 학생에게 질문을 했으나 탐탁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순간 효가 뭐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효를 바르게 인식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효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최근에 칭찬받아본 학생 손을 들어보라 했다. 예서제서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세 학생에게 물어봤더니 각기 하는 말이 매일아침 만나는 아파트 경비아저씨께 인사를 잘해서, 글짓기 대회 나가서 상을 받아서, 할머니 팔다리를 주물러 드려서 칭찬받았다는 얘기들을 했다.

칭찬받았을 때의 기분을 또 물었더니 기뻤다는 얘기들로 일관했다. 여러분이 칭찬받을 때 그걸 바라보시는 부모님 마음은 어떻겠느냐고 재차 물었다. 물론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신다고 했다.

순간을 놓칠세라 효란, 바로 부모님을 기쁘게 즐겁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거기에 부모님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것이라 했다. 아울러 부모님이 속상하지 않게, 또 걱정 끼치는 일을 하지 않고 부모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효라 했다. 이어 효의 실천을 당부하고 부모은중경에 나타난 효를 요약하여 얘기했다.



父母恩重經(부모은중경)은 불교의 경전인데 부처님께서는 부모에 대한 효도는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하더라도 이것만은 변해서는 안 되는 인간의 근본 윤리라 하셨고 특히 어머니는 자식을 잉태하고,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엄청난 고생 근심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분이니 어머니 은혜를 잊지 말고 효로써 보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해산의 무서운 고통도 잊으시고 자식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족하시는 어머니!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고 아무 옷이나 더럽혀도 성 한 번 내지 않는 어머니!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뉘시며 3년 동안이나 젖을 먹여 길러 주시는 어머니!

좋다는 것은 자식에게 다 주시며, 모든 걸 아낌없이 베푸시는 어머니!

평생 동안 전천후 사랑으로, 희생으로, 보살펴 주시는 어머니 !

자식을 위해서라면 당신의 생명까지 불사하시는 어머니 !

엄마 마음은 숨소리조차 자식 사랑

어머니 사랑은 평생을 다해도 갚을 길이 없어라.

부모은중경 얘길 하다 보니 친구가 보내준 카톡 자료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귀 없이 태어난 아들에게 어머니 당신의 귀를 주신 이야기이다.

어느 아름다운 교회 커플이 결혼을 했다. 행복한 결혼을 보내면서 부인이 임신을 했다. 10달이 지나 출산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진통 속에 분신인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부인은 방금 태어난 아들을 보면서, 너무 놀라 숨이 막혔다. 귀여운 아기가 조금 이상했다. 귀가 없었다. 놀랍게도 아이의 청력은 이상이 없었다. 그리고 퇴원 후 그 아이는 정상으로 자랐다. 아이는 멋진 소년으로 성장했지만, 언제나 자신의 귀 없는 결함을 의식했다. 어느 날 소년이 당황한 모습으로 학교에서 달려와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어떤 큰 애가 나더러 괴물이래요."

그녀는 할 말을 잃었고 가슴이 미어졌다. 결함이 있는 외모가 소년의 자신감에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문학과 음악에 대한 재능이 그 누구보다 뛰어났다.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아이의 결함인 귀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아이의 부부는 이 분야에서의 최고 의사에게 찾아갔다.

"바깥 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지만 귀 기증자가 있어야 합니다."

가족은 의사의 말에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기증자를 찾지 못한 채 2년이 지났다. 소년에게 그런 희생을 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마침 어느 날 좋은 소식이 날아왔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기증자가 나타나서 당장 수술할 수 있단다. 하지만 기증자가 이름 밝히기를 한사코 거부하는구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이제 소년의 앞날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소년은 모든 불안이 사라지고 인생의 모든 면에서 성공했다. 사업 번창, 훌륭한 결혼, 그리고 행복한 가족, 하지만 이름 없는 기증자는 여전히 비밀로 남아 있었다.

그가 가끔 기증자에 대해 "누가 나를 위해서 그렇게 많은 것을 포기했나? 뭐라고 감사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하면서 아버지께 물었으나 언제나 답은 부정적이었다.

"알 수 없을 것 같구나. 언젠가 알게 되겠지."

몇 년이 흘렀다. 그 젊은이에게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이 왔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와 나란히 어머니의 관 옆에 섰다. 아버지가 부드럽게 몸을 숙여 그녀의 뺨에 입 맞추고는 천천히 머리카락을 얼굴 뒤로 넘겨서 귀가 없는 것을 보여 주었다.

"엄마가 말했단다. 그것은 너의 행복을 위한 작은 희생이라고, 이 일을 숨기기 위해 엄마는 머리를 기르고 긴 머리로 남은 생을 살았단다."

아들은 통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니! 어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하염없이 어머니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의 사랑은 지극하다. 어떤 희생도 감수한다. 어머니는 아들의 몸이 당신의 몸보다 더 중요했다.

이야길 하다 보니 내 중학교 입시 전날 장독대의 정화수 한 그릇, 쌀 한 대접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날 위해서 지성을 바치시던 것이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건 다 하신다.

여자는 약하나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세상 그 어떤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분이 우리의 어머니이시다.

엄마 마음은 숨소리조차 자식 사랑

이런 걸 생각한다면 우리 자식들은 심청이는 못 되어도 그 흉내라도 내며 살 수는 없을까!

아니, 부처님, 하느님의 마음 안에서 사는 체라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남상선/수필가

남상선
남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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