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유비쿼터스 시대의 함정과 주도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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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유비쿼터스 시대의 함정과 주도적 선택

양동길/시인, 수필가

  • 승인 2023-04-0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지난 세기말 우리에게도 유비쿼터스가 소개 되었다. 1988년 미국 마크 와이저(Mark Weiser)가 처음 사용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용어로 유비쿼터스 개념이 등장하였다. 물이나 공기처럼 언제 ? 어디에나 컴퓨터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시간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모든 기기나 사물이 네트워크를 통하여 제공, 서비스되고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대상과 관계없이 컴퓨터 기술이 접목된다는 의미이기도하다. 체계화된 이론이 아니더라도 컴퓨터를 공부하는 사람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 거기에 필요한 컴퓨터, 센서, 프로세서, 인터페이스, 보안, 통신 등 관련기술이 부단히 발전하였다. 결과, 무선 네트워크로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통신망에 접촉한다. 위성합법장치(GPS)를 활용, 내비게이션으로 길안내를 받거나 자동 운전하기도 한다. 정밀 측정이나 지도 제작도 한다. 전자제품끼리 서로 인식하거나 통신한다. 텔레비전이 컴퓨터 기능 일부를 수행한다. 홈오토메이션도 많이 진작되었다. 두루마리식 디스플레이에도 접근하고 있다. 오늘날, 그 당시 예측되었던 변화는 대부분 실현되었다.

휴대전화가 제공하는 정보는 거의 무한대다. 동시다발 소통도 가능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전화기에서 찾거나 물으면 된다. 길안내도 받고, 업무처리도 한다. 언제, 어디서고 전화기 디스플레이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만인에게 똑같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기회도 평등하다. 누구나 만물박사가 될법하다. 다만, 열려있다고 모두 들어가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시간의 한계가 있다. 만나고자 하는 정보, 일의 선택은 사용자 몫이다. 대기나 물 관리 하듯,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정보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 길로 출근할까? 무엇을 먹을까? 무슨 일을 할까? 우리 일상은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개인과 역사 모두 선택의 연속 아닌가? 자연도 선택적으로 도태되거나 생성소멸 한다. 문제는 선택의 권리, 주권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무슨 얘기일까? 정보회사는 서비스 차원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추어 정보를 노출시킨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중대한 문제다. 예를 들어보자, '가'라는 정보에 접속하면 다음에 열었을 때 '가' 또는 '가'와 유사한 정보가 먼저 제공된다.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유사한 정보만 접하게 된다. 의식하지 않고 만나는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 나아가, 의식이 마비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협 된 정보에 세뇌 당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적 문제나 이념일 경우 그 폐해가 심각해진다. 정치문제는 밥상머리에서도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들어보았으리라. 대화가 되지 않고 싸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양극화 되어있다는 말이다. 정치사회 문제는 마땅히 진지하게 토론되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아닌가? 끊임없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오늘날 팬덤 정치도 거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일반 상식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세상은 항상 양면성이 존재하지만, 한쪽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부분으로 전체를 상상하고, 정의나 진실로 믿는 우를 범한다.

과거에도 선택의 문제가 중요했다. 우연은 존재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선택한 방향으로 진로가 형성됐다. 다만, 선택할 정보가 지금에 비해 턱없이 제한적이었다.

기억하기로, 필자가 어려서부터 그리기를 좋아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배울 곳이나 감상할 곳은 거의 없었다. 대처로 나가기도 마땅치 않았다. 배우는 것은 미술부활동이 전부이고, 감상은 도서관에서 <국전도록>을 비롯한 화집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고동서화(古董書?)를 접하기도 어려웠다. 법고창신(법고창신)하려해도 할 자료가 없었다.

과거에는 자료가 더욱 불충분하고 만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때문에 그를 수집하고 더불어 감상하는 것은 크나큰 낙이었다.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은 북학의(北學議)에서 "고동서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딱히 옛것뿐이겠는가? 예술품이 그러하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두에서 밝혔듯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마음만 먹으면 예술과 함께 할 수 있다. 어디서고 만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감동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쉬움 달래기엔 충분하다.

한 가지 예로 예술감상을 들었지만 세상은 무한대로 열려있다. 자기 주도적 선택을 통하여,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자신과 사회를 이끌어가자.

양동길/시인, 수필가

양동길 시인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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