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렬 법무법인 올곧음 변호사 |
그런데 유치권이 신고된 물건에는 허위 유치권이 상당히 많다. 물론 경매를 당한 채무자가 유치권자에 대하여 공사대금 채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유치권 행사를 하는 것에 동의해 주기도 한다. 또는 채무자가 경매를 당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빼앗기기 싫어서 유치권자와 미리 짜고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처럼 신고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이처럼 유치권자가 법원에 유치권 행사 신고를 허위로 하는 경우 어떠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 판례는 사기죄로는 처벌할 수 없고, 경매방해죄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다.
먼저 사기죄와 관련해서 판례는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피고인들이 허위의 공사대금채권을 근거로 유치권 신고를 한 경우,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5900 판결).
즉 판례는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신고하는 경우 법원은 이를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하고 그 내용을 매각기일공고에 적시하나, 이는 경매목적물에 대하여 유치권 신고가 있음을 입찰예정자들에게 고지하는 것에 불과할 뿐 처분행위로 볼 수는 없고, 또한 유치권자는 권리신고 후 이해관계인으로서 경매절차에서 이의신청권 등 몇 가지 권리를 얻게 되지만 이는 법률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재물 또는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허위 공사대금채권을 근거로 유치권 신고를 했더라도 이를 소송사기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였다. 결국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허위로 유치권을 신고한 자들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에 경매방해죄와 관련해서, 판례는 허위로 유치권을 신고한 자들에 대하여 '경매방해죄'로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고 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2013. 4. 26. 선고 2012노2132 판결, 인천지방법원 2009. 6. 11. 선고 2009노987 판결 등 참조).
즉 판례는 공사를 수급해 시설 설치공사를 하였다고 하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시설 공사대금채권이 남아있다며 유치권 신고를 한 사례에서, 이러한 행위는 허위 유치권 신고를 하여 경매의 공정을 방해한 것이라고 하면서 허위의 유치권 신고를 한 자에 대하여 경매방해죄의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특히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신고된 채권이 제대로 된 시설공사계약에 따른 것이 아닌 이상 법무법인의 자문에도 불구하고 경매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09. 6. 11. 선고 2009노987 판결).
한편 판례는 유치권자가 피담보채권의 액수를 부풀려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소송사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9603 판결). 즉 판례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한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마찬가지로 피담보채권액에 기초하여 배당을 받게 되는 결과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 채권을 실제와 달리 허위로 크게 부풀려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할 경우 정당한 채권액에 의하여 경매를 신청한 경우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이는 법원을 기망하여 배당이라는 법원의 처분행위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는 행위로서, 불능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소송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9603 판결)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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