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희 뉴스디지털부장(부국장) |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일간지가 뭉치게 된 이유는 개별적으로는 '공룡포털'과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막강한 유통망과 독자를 확보한 공룡포털은 언론사와의 협력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갑의 위치에서 계약관계에 힘을 발휘하고 있다.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거대기업에 신문사의 어문저작물과 영상저작권을 헐값에 주거나 공짜로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기간 지속된 일인데 이제야 공동대응을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의 과도한 규정들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언론사의 뉴스제휴와 퇴출 등을 규제하는 외부 위원회인 제평위를 통해 A4 기준 36페이지에 달하는 규정으로 언론사들을 옥죄고 있다. 올해로 8기를 맞아 새롭게 출범할 위원회는 운영위원회 참여단체가 기존 7개 단체에서 18개로 확대되고, 심의위원회는 15개 단체(30명)에서 18개 단체(18명)로 개편한다. 제평위 입점 및 제재 심사 규정개정은 차기 회의 때 개정 방향 및 절차 등을 본격 심의할 예정으로 새 심의위원회는 7월 초 출범한다.
새로운 제평위 구성에 아쉬움이 많다. 지난해 칼럼을 통해 건의했던 지역의 행정과 정치, 경제, 그리고 지역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위원 안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즘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 이슈와 발전 방향에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론형성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이 뉴스와 밀접한 관계 형성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포털에서는 지역뉴스의 접근이 쉽지 않다. 키워드를 통한 검색 외에는 찾아보기도 어렵다. 포털이 뉴스편집에서 지역뉴스에 대해 패싱이 심하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사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제평위는 지난해 '지역매체특별심사'를 통해 4곳의 신문사를 입점시켰다. 전국에서 포털에 인 링크로 뉴스를 공급하는 지역신문은 총 7곳이다. 특별심사를 반대했던 일부는 통과한 언론사들을 '농어촌 특별전형'이라고 부른다. 농어촌 학생들끼리 경쟁해 대입 전형을 치르는 것을 빗대어 낮춰 말하는 것이다. 지역 언론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다. 왜냐면 심사규정 자체가 서울권역에 있는 대형언론사도 통과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기존에 계약돼 있던 언론사들은 별도의 심사 없이 입점하는 혜택을 봤다. 출발선부터 다른 경기인데 이제 와서 특혜를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별심사를 통과한 매체 중 4곳의 지역신문들은 별도의 페널티를 받고 분기마다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규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퇴출당하는 구조다. 뉴스공급에 따른 전재료 방식도 지역신문에게는 불리하다. 월 기준 전체 뉴스트래픽 중 매체 사가 기여한 정도를 따져 비용을 지급한다. 연예, 스포츠, 사건·사고 등 서울권 매체들이 쏟아내는 이슈 기사에 지역의 현안들은 묻혀서 노출되기 어렵다. 울며 겨자 먹기로 일부 지역신문사들은 트래픽을 더 가져오기 위해 이슈 기사를 작성하는 온라인 팀을 증설하고 2교대로 근무하는 실정이다. 발로 뛰는 기사를 더 생산해야 하는 기자들이 책상 앞에 붙잡혀 있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권 언론사도 규모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이 심하다. 이에 신문협회 산하 언론사들이 뭉쳐 포털뉴스 서비스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디지털협의회는 앞으로 ▲온라인 뉴스 저작권 침해 대응 ▲디지털 관련 정보 교류 및 성공·혁신 사례 공유 ▲포털뉴스 제휴평가위원회 운영개선 ▲언론사 신뢰도 제고 ▲포털 전략 마련에 대해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우창희 기자 jdnew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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