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잇단 공모사업에 지역교육계 졸속추진 우려

  • 사회/교육
  • 교육/시험

교육부 잇단 공모사업에 지역교육계 졸속추진 우려

정책방향에 대한 의문 제기부터 짧은 공모기간 탓 '우왕좌왕'
일부대학 '대전시, 글로컬대학 공모 컨트롤타워 역할 미흡' 지적
市 "특정대학 밀어주기 특혜의혹 우려… 예비지정되면 적극 나설 것"

  • 승인 2023-04-05 17:37
  • 신문게재 2023-04-06 3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정부가 올해 초부터 라이즈부터 반도체공동연구소, 글로컬대학까지 지방대학 혁신을 골자로 한 공모사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지역 교육계를 중심으로 졸속 추진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책의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준비기간이 짧은 탓에 지자체와 각 대학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2023030901010005254
정부가 올해 초부터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다양한 대학 혁신방안이 담긴 공모사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에서 졸속 추진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게 라이즈 및 글로컬대학 사업을 보고하고 있는 모습.
5일 대전시와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달 중 지자체와 대학들의 의견들을 수렴해 '글로컬대학 30사업'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다음 달께 1.5배수인 15곳을 예비지정하게 되며, 7월 초순께 예비지정 대학 중 10곳을 본지정해 최종 대학을 선정하게 된다.

앞서 '모든 지방대학을 다 살릴 수 없다'고 공언한 교육부는 비수도권 30개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집중 육성해 지역균형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지역 교육계에서는 정부 정책이 첫 단추를 잘못뀄다고 지적하고 있다.



충청지역 교수연대회의는 지난달 30일 충남대에서 '윤석열 정부 대학정책 개악 저지와 대학균형발전을 위한 충청지역 교수연대회의 출범식'을 열고 정부의 대학지원사업에 대해 반발했다. 이들은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은 겉으론 지역대를 혁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수대학을 남기고 구조 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피해는 지역의 학생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2개의 대학이 통합안을 제시할 경우, 글로컬대학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자, 충남대와 한밭대는 대학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양 대학 교수회를 중심으로 반발기류가 나오고, 구성원간 마찰도 빚고 있어서다. 실제 양 대학 교수회는 대학통합은 글로컬대학 사업과 별개로 진행돼야 할 매우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칫 글로컬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정당성이나 절차없이 통합될 경우 오히려 지역소멸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턱없이 부족한 공모기간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교육부가 이달 말 공모 계획을 확정해도 각 대학들이 혁신계획안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2개월 남짓이다.

이로 인해 글로컬대학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역대학들은 마음이 급하기만 하다. 지역대학이 공모에 선정될 수 있도록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사립대 한 관계자는 "글로컬대학도 라이즈처럼 지자체 공모사업"이라며 "타 지역 시·도들은 지방대와 함께 공모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대전시와 아직까지도 어떤 협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에서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각 대학들이 글로컬대학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교육부가 공모사업 계획을 확정하지 않아 시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 이전에 특정대학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게 된다면 자칫 밀어주기식 특혜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지역 내 대학이 예비지정되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학과 긴밀한 협의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달 29일 시에서 각 대학 기획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라이즈 실무추진협의회를 열고 한차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매월 각 대학의 기획처장과 정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비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올해 10곳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30개의 대학을 선정해 5년간 100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3.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