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 사흘째이자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 불에 탄 민가와 산림이 새까맣게 불에 타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지난 2일 대전과 충남 금산, 홍성, 보령에서 발생한 산불은 사흘간 계속되며 주민 피해가 속출한 재난으로 이어졌다. 산불지역 공무원을 비상소집할 정도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한 대대적인 진화 노력에도 불길은 잡히지 않았다. 마침 대전과 충남은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었고, 홍성에서는 비가 내린 날이 지난달 이틀에 그쳤다.
기상청이 4일 발표한 누적강수량 관측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3일까지 대전·세종·충남에 누적강수량은 47.4㎜로 전국 10개 관측 권역 중 가장 적었다. 충북 역시 52.6㎜으로 대전 다음으로 비가 적게 내렸다. 올해 대전·충남의 강수량은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평균 110㎜ 대비 43%에 그쳤고, 지난 51년간의 기상관측 기간 중 1977년과 1984년에 이은 세 번째로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평년대비 강수량 비율(왼쪽 그래픽)과 강수부족량 그래프(오른쪽). 충남 권에 강수량 비율이 낮고, 강수 부족량도 높게 표시돼 있다. (그래픽=기상청) |
이러한 기후변화가 지구의 이상기온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다. 지난해 6월 충남 서산에 시간당 105㎜ 폭우가 쏟아졌고, 같은 해 8월 부여에서는 110.6㎜ 비가 내려,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올해 1월 13일 대전·충남의 평균기온은 영상 9.2도로 무더운 겨울이었고, 같은 달 25일에는 평균기온은 영하 10.9도까지 떨어져 12일 사이 20.1도 기온변화 이상 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산불 규모 및 빈도 증가 추세는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희 대전기상청 기후서비스과 사무관은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봤을 때 봄철 강수일수는 감소하는 추세이고 폭염과 가뭄의 동시 발생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라며 "봄철 사소한 부주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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