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사기(詐欺)에 관하여 (3)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사기(詐欺)에 관하여 (3)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 승인 2023-04-04 14:40
  • 신문게재 2023-04-05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윤인섭변호사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1. 로맨스 스캠이란 로맨스(romance, 연애)와 스캠(scam, 사기)의 합성어로 소셜 네트워크(SNS)등을 통해 이성(혹은 동성)에게 접근해 호감을 산 뒤 연애, 결혼 등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을 말한다. 최근에 페이스북 등의 메신저를 하다가 낯선 이들로부터 친구 요청을 받고 친구가 됐다가 금전적인 피해를 봤거나 볼뻔한 일들에 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교류가 줄고 SNS 이용량이 대폭 증가한 상황이라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평소에도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창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동성애자분들이 코로나로 인해 더욱 외부활동이 위축됐다. 그 틈을 타 이들에게 접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로맨스 스캠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가장한 계정으로부터의 친구 요청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2. 로맨스 스캠이 문제 된 사례들을 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보인다. 우선 주로 자신을 중동에 파견된 미군 소속 군의관이라거나 선교사라거나 아버지의 강요로 팔려가다시피 억지 결혼을 한 불운한 동남아 여성이라는 스토리가 많다. 혹은 일본이나 싱가폴, 대만 등에 거주하는 젊은 세대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 또는 한국말이 서툰 한국인 유학생, 외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사업을 하다가 고향인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어째 하나같이 다 동경대나 대만국립대 같은 명문대를 나온 데다가 쇼핑몰 모델처럼 멋진 외모들인지… 그들은 한국에 시집가있는 가족을 만나거나 사업상의 미팅을 위해 곧 한국에 방문해 겸사겸사 여행할 예정이다. 그들은 싱글이거나 사별 또는 이혼하였으며 외로움을 많이 강조한다. 또는 위에서 말했듯 억지 결혼으로 불운한 상태이다.

이후의 전개는 지극히 전형적이다.

"친애하는 그대, my dear"에서 "사랑하는 그대, my love"로 호칭이 바뀌고, 피치 못할 급한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하게 된다. 도움을 청할 사람이 그대밖에 없다. 놀랍게도 이상의 모든 대화는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구글 번역기에 의한 외국인과의 실시간 대화라고 생각하니 리얼함이 더해진다. 그들의 주장이 사리에 맞지 않는 내용이어도 그건 그들의 한국어가 다소 서툴러서 또는 번역체이기 때문에 어색해서 그러하다고 선해한다. 귀하의 도움과 금전 요청 대목까지 다다르려면 깊이 있는 대화로 오랜 시간 그루밍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 라인(LINE)이나 카카오톡 계정이 페북메시지보다 훨씬 편리하므로 해당 아이디를 요청하거나 알려 준다.



3. 그런데 이러한 사기는 개인적인 일탈로 저지르게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미군 사칭 무리들은 주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 서버를 둔 범죄단체라고 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와 같이 다분히 조직적인 범행인 것이다. 그래서 우선 검거가 쉽지 않다. 페이스북 친구 중에서는 저런 메신저피싱 일당들과 영어로 대화하면서 영어 공부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피해자가 영어를 조금 할 줄 알면 상대방은 범행 저지르기가 한결 편할 것이다.

4. 한편 범행방식과 관련해, 종전에 그냥 계좌이체나 택배 등으로 이루어지던 편취방식이 요새 들어서는 비트코인, 암호화폐, 가상자산, 디지털 자산 등을 요청하는 것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송금방식은 추적도 어렵고 특히 국가 간 송금도 자유로워서 피해자의 피해 회복은 사실상 매우 어렵게 된다. 또한 설사 피해자가 금원을 이체한 계좌가 국내 계좌라고 하더라도 아직은 은행권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와는 달리 로맨스 스캠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지급정지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있고, 수사기관으로서도 지급정지요청에 미온적이거나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다.

5. 로맨스 스캠 일당은 처음부터 귀하에게 거액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작은 금원 이동을 통해 신뢰 관계가 쌓이고 일부라도 배당금 등 이익을 눈에 보여주고 난 후 거액을 챙겨서 계정을 폐쇄하고 잠적해버린다. 따라서 낯선 사람, 특히 외국인, 특히 선남선녀가 메신저 친구를 요청해오면 즉시 차단하는게 안전해 보인다.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번주 대전 벚꽃 본격 개화…벚꽃 명소는?
  2. [尹 파면] 대통령실 세종 완전이전 당위성 커졌다
  3. [尹 파면] 윤석열 입장문 발표…"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
  4. [尹 파면] 부동산 시장 '관망세' 전망 속 우려 기대 공존 분위기
  5. [尹 파면] 대전역 대합실서 박수와 환호성 터져…"드디어 끝났다"
  1. 올해 글로컬대학 마지막 10곳 지정… 지역대 사활 건 도전
  2. '벚꽃 얼마나 피었나 궁금해?' 대전기상청 개화 정보제공 시작
  3. 세종시체육회, 대학생 서포터즈로 젊은 소통 강화
  4. 세종시 범진보 시민사회, '윤석열 파면' 환영..."새로운 시작"
  5. 50m 줄자로 사흘간 실측 끝에 "산성이다"… 본격 발굴 전부터 고고학 발견 '잇달아'

헤드라인 뉴스


윤석열 대통령 전격 파면… 헌재 8명 만장일치 `인용`
[이슈] 청소년 비행 잡고 불법촬영 막아주는 대전자치경찰위 `과학치안`
[이슈] 청소년 비행 잡고 불법촬영 막아주는 대전자치경찰위 '과학치안'

"이곳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됩니다", "담배 피우지 마세요" 인적이 드문 골목이나 공원에서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을 하며 비행을 저지를 때 인공지능(AI)이 부모님을 대신해 "하지 말라"고 훈계한다면 어떨까. 실제로 대전 대덕구 중리동의 쌍청근린공원 일대에는 어른 대신 청소년들의 일탈과 비행을 막는 스마트 AI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영상카메라라는 '눈'을 통해 AI가 담배를 피우는 동작과 술병 형태, 음주하는 행위를 감지해 그만할 때까지 경고 음성을 내뱉는 것이다. 이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전자치경찰위원회가 과학기술업..

`결국 폐업`…1분기 충청권 건설업 폐업신고 17건
'결국 폐업'…1분기 충청권 건설업 폐업신고 17건

올해 1분기 폐업 신고를 한 종합건설업체가 16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이후 같은 분기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충청권 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17곳으로 집계됐다. 3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모두 160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4년 1분기(134건)보다 약 12% 늘어난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 비교하면, 202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최근 5년간 1분기 폐업 신고 건수는 ▲2024년 134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기뻐하는 시민들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기뻐하는 시민들

  •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하라’ ‘윤석열을 만장일치로 파면하라’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