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 감소세가 뚜렷해졌는데, 그간 우려가 계속되던 가계 부채 부실 위험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월 3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0~5.856% 수준이다.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던 하단 금리가 0.750%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4.478%에서 3.953%로 0.525%포인트 줄어든 요인이 작용했다. 시중은행에서 3%대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책정된 건 2022년 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 사태 이후 국내외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출금리가 0.750%포인트 줄어든 데도 지난달 은행들이 앞다퉈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0.3%포인트 안팎으로 가산금리를 스스로 내린 것도 영향을 끼쳤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750~6.120%)도 한 달 새 하단이 0.670%포인트, 상단이 0.330%포인트 내렸다.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339%포인트 줄어든 게 이유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현재 연 4.190∼6.706%로 하단이 0.730%포인트 내려왔다. 지표금리 코픽스(COFIX)가 3.820%에서 3.530%로 0.290%포인트 감소했기 때문이다.
당분간 금리는 인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금융소비자들이 그간 인상된 금리 탓에 은행에 빚을 갚고 있는데,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대전의 가계대출은 1236억원 감소한 18조 8357억원으로 줄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3조 26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 하락했다.
세종 역시 1월 가계대출 잔액은 638억원 감소한 6조 9755억우너으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주담대도 1월 215억원 줄어든 5조 3149억원으로 나타났다.
충남의 1월 가계대출 잔액은 1146억원 하락한 17조 6687억원이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2조 517억원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 상반기 중 국민들이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금리 하락에 힘을 싣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도 국내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민들이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5월 내지는 6월,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국민들이 은행권의 노력과 최근 단기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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