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전지방법원 형사12부(나상훈 재판장)는 준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명석 씨에 대한 여섯 번째 공판을 갖고 피해자를 상대로 첫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이날 증인신문에 출석한 홍콩 국적의 여성 A(28)씨는 지난해 3월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정명석 씨를 형사고소했다. 18세이던 2011년 홍콩에서 JMS를 접한 A씨는 정명석 씨가 수감 중이던 2014년 한국으로 들어와 2년 동안 신도들과 공동생활을 했고, 정 씨가 출소한 2018년 다시 한국에 입국해 충남 금산에 있는 월명동 수련원에서 2021년 겨울까지 생활하는 동안 상습적으로 준강간, 준강제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2018년 겨울부터 2021년 9월까지 추행 7회, 유사간음 6회, 간음 2회 등 모두 17차례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정 씨를 추종하는 신도들로부터 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A씨를 법원 내부통로를 거쳐 법정에 출석시켰다. 또 심리를 맡은 형사12부도 증인의 '2차 피해' 방지 차원에서 재판 과정을 비공개로 전환해 가족과 경찰을 제외한 방청객을 퇴정시키고, 피고 정 씨도 법정 밖 지정된 장소로 자리를 옮겨 증인과 피고가 마주하지 않도록 했다. 다만, 피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 정 씨는 증인신문을 실시간으로 듣고, 의견을 변호인에게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검찰과 피고 측 법률대리인이 사전에 재판부에 제출된 내용으로 증인 A씨를 신문하고 A씨는 통역 없이 우리말로 증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증인신문은 ▲정명석 씨의 종교집단 내에서 위력을 사용한 성폭행·추행 여부 ▲위력이 어떤 방식으로 행사됐는지 등을 밝혀내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피고 측 법률대리인 측은 증거로 제출된 녹취록이 조작이나 편집 등의 검증을 거치지 않아 증거능력을 부여받지 못한 상태서 증인신문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나면 부당한 선입견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4일 7차 공판에서도 외국 국적의 여성 B(31)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피고 정 씨는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금산 월명동 수련원에서 B씨를 추행(준강제추행,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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