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양손 표지 |
특별한 점은 그때의 아픔을 당시 유망한 화가였던 아버지가 직접 그린 28장의 스케치를 보여주며 얘기한다는 것이다. 이 글의 쓴 윤대경 작가의 선친은 '석양의 화가'로 불린 윤중식 화백이다. 윤 화백은 전쟁이 터지자 가족들을 이끌고 피란길에 올라 본인과 다른 피난민이 겪었던 끔찍한 모습을 생생히 스케치로 남겼다.
곳곳에서 총탄에 맞아 치를 흘리며 쓰러지는 사람들 추운 데다 먹을 것조차 없어 죽 한 그릇 놓고 애걸하는 사람들, 잠자리가 없어 좁은 헛간에서 칼잠을 자는 사람, 종잡을 수 없이 떨어지는 포탄에 허둥대다 생이별을 해야 했던 가족의 모습 등 우리의 아픈 역사가 담겨있다.
휴전 70주년을 맞아 펴내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전쟁의 잔혹함과 피란의 고통을 보여주면서도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옥춘당 표지 |
지난해 출간돼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 고정순 작가의 만화책 '옥춘당'이 그림책으로 돌아왔다. 제사상에서 가장 예쁜 사탕 옥춘당을 통해 애틋했던 할아버지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며 만든 이야기다. 그림책 '옥춘당'은 이전보다 훨씬 더 커진 판형에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시원한 여백 사이로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담겨있다. 이전 만화책에는 담지 못한 새로운 그림을 더해 이야기를 채우며, 또 다른 감동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