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름 기자 |
개인적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출입처이기도 하다. 청년예술가들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한때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화가,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입시 미술 후 취미로도 붓을 들지 않고 있다. 물론, '어중간한 재능'으로 그만둔 것이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 내 재능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예술로 먹고 살아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길을 선택한 또래 예술인들이 실로 대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기에 이들의 선택을 지지할 수 있는 지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청년예술인 지원은 비단 작가 개인만이 이익을 보는 건 아니다. 그들의 예술을 통해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더 나아가 도시 전체에 활력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전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지역의 청년예술인들을 보고 느낀 점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전에서 '팀 오토'라는 복합 예술인 창작집단이 '진희의 꿈'이라는 연극 치료 공연을 연 적이 있다. 주연 배우는 실제 중증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여성이었다. 이 청년예술인들은 장애 여성이 배우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실제 그의 삶의 서사를 담은 연극을 통해 관객 모두가 위로받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좋은 문화 사례라고 생각한다.
청년예술인 지원은 대전의 인구 유입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민선 8기 대전시는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전시는 예술가 레지던스 사업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기사를 연달아 작성하며 알게 된 점은 창작환경 지원이 청년작가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이었다.
또 민간보다는 안정적인 환경의 공공 레지던스, 시골보다는 교통이 편리한 도심, 그럼에도 조용하고 한적해 여러 작업을 시도해볼 수 있는 조건 때문에 테미예술창작센터의 작가 레지던스 사업은 매년 지원하려는 작가들로 경쟁률이 높았다. 이것은 단순히 넘길 게 아닌, 대전이 전국의 청년예술인에게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대전은 문화가 없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상태인 지금, 청년예술인들의 유입으로 새롭게 문화가 만들어져야 할 때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시각예술 분야만 있는 예술인 레지던스 사업을 음악과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확대해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창업뿐만이 아닌 문화예술 분야 역시 청년예술인들을 위한 '예술 인큐베이팅 지원'을 늘리고 안정적인 작업환경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순환적인 구조를 만든다면 지역의 문화 융성과 동시에 청년들이 대전에 정착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정바름 정치행정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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