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시당과 대전시 간 당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당정이 하나 되어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만들겠다는 공식적인 메시지 뒤에 여러 노림수가 있다는 얘기다. 12년 만에 대전시장을 국민의힘이 배출했고 지방권력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상징성과 당정 간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내년 22대 총선에 앞서 유리한 구도를 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권력의지 또한 읽힌다.
이날 당정협의회는 국민의힘이 대전의 지방권력을 차지했음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앞선 선거마다 패배의 쓴맛을 봤다. 특히 2018년 7회 지방선거와 2020년 21대 총선이 가장 아픈 기억이다. 7회 지선에선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 비례대표를 제외한 대전시의원 전원이 민주당 차지였고 21대 총선에서도 7개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이 모두 민주당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2022년 20대 대선과 8회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더 이상 질 수 없다는 절박함을 무기 삼아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뒤 바로 이어진 지방선거에서도 여세를 몰아 대전시장과 4개 구청장, 대전시의회 절대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지방권력의 핵심축인 대전시장은 민선 4기 이후 5·6·7기를 건너뛴 뒤 12년 만에 다시 차지해 의미가 더욱 크다. 이렇듯 당정협의회는 국민의힘의 시대가 열렸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사진제공=대전시 |
내년 22대 총선을 겨냥한 권력의지도 엿보였다. 대전시와 국민의힘은 이날 당정 간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전시는 주요 건의 사항으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과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도심융합특구 조성, 충청권 광역교통망 구축, 호국보훈파크 조성 등을 제시했다. 모두 정치권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로 국민의힘은 "대전발전에 당이 함께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당정 간의 긴밀한 관계 유지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차지한 국회의원 의석을 반드시 뺏어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많을수록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당정이 하나 되어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실제 성과를 거둔다면 유리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이장우 시장과 대전 국민의힘 모두 내년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시장과 당이 함께 뛴다는 점을 부각하고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에서 선거전을 시작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긴밀한 당정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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