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많아 전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전으로 모이고 있는 청년 작가들의 창작공간인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를 내쫓고 제2문학관을 건립할 예정이어서 예술계 갈등까지 부추기는 형국이다.
더 큰 문제는 청년 작가들이 머물며 예술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대체 공간 논의까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23일까지 취재결과, 대전시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공약에 따라 대전 테미예술창작센터(대흥동 326-475) 레지던스 공간 이전 후 해당 부지에 제2문학관을 약 5044㎡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에 올해 제2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해 2026년 상반기 착공 후 2028년 완공할 계획이다.
제2문학관 건립은 지역 문학계가 이장우 시장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문학관의 규모가 작은 만큼 테미예술창작센터 부지에 제2문학관을 건립해 수장고 포화문제를 해결하고 광역시 규모에 맞는 문학관이 있어야 한다는 게 문학계의 의견이다.
지역 문학계 관계자는 "테미예술창작센터는 이전에는 시립도서관(구 테미도서관) 건물이었다"며 "인근에 충남도지사 관사촌이 있고 테미공원이 있는 만큼 경관도 좋은 자리다. 이곳에 문학촌을 만들어 4월에 국제문학축제와 북 콘서트 등을 진행한다면 좋은 문학단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전시가 의견수렴과 타당성 검토 없이 제2문학관 조성 위치를 그대로 확정했다는 것이다.
현재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는 시각예술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경쟁률이 22대 1에 달할 정도로 대전을 비롯한 전국에서 신진 예술인들이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제2문학관 조성계획에 따라 테미예술창작센터 이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효용성과 활용성 측면에서 이곳에 문학관을 못 지을 이유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테미예술창작센터 (이전 등)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했다. 테미예술창작센터 이전 등 대체 공간 확보나 작가 레지던스 사업에 대한 후속 조치에 손을 놓고 있다는 얘기다.
문화계에서는 문학관 사업으로 인해 테미예술창작센터가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장우 시장이 청년예술인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것과 반대로 역행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테미예술창작센터들이 경쟁률이 높은 이유는 도심 속에서도 한적하게 창작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도 있다"며 "중구에 국립현대미술관도 들어서 예정인 만큼 청주처럼 테미예술창작센터와 주변 문화시설들과의 문화 벨트를 형성할 수 있다. 청년 예술인 지원을 위해 다시 재고해줬으면 하지만 어렵다면, 테미예술창작센터 후속 조치를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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