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이슈현장] "공공기관 기후행동 연대를" 박영연 대전기상청장

[WHY이슈현장] "공공기관 기후행동 연대를" 박영연 대전기상청장

관측·분석을 넘어 기관차원 저탄소 실천
"충청권 공공기관 먼저 실천해 저변확대를"

  • 승인 2023-03-22 17:06
  • 신문게재 2023-03-23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박영연 대전지방기상청장
박영연 대전지방기상청장이 기후행동을 실천하며 업무 중 저탄소 생활을 도전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중도일보와 인터뷰 모습.
대전지방기상청은 종이컵이 없고 구내식당에서 폐기물로 버려지는 잔반이 없으며, 종이 인쇄물 없이 회의한다.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과 기온의 변화를 관찰하는 업무상 책임을 넘어, 기후변화에 대응할 탄소제로 실천까지 나서는 것이다. 박영연 대전기상청장은 충청권 공공기관이 기후행동에 합심해 실천한다면 구멍 났던 오존층을 복원했던 것처럼 이상기후도 막아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관장으로서 탄소제로 기후행동에 동참한 계기는 무엇인가?

▲기상청 구성원으로서 기상을 관찰하고 예보하는 업무를 오랫동안 하면서 기후가 바뀌고 있음을 가깝게 느끼고 있다. 2018년 예보부에 있을 때 여름은 무척 더웠는데,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곳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사람의 체온을 생각했을 때 40도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더위이고, 저 역시 책이나 교육을 통해 배우지 않았던 기후였다. 총 강수량에서는 변화를 확신하기 어렵지만, 비가 내리는 정도의 강도는 분명히 강해졌고, 지난해 여름 서산과 부여에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가 관찰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기후변화가 본격적으로 우리 주변에 나타났고, 대응할 시각적 여유나 준비가 부족한 기후위기까지 다가갔음을 느끼고 위기감이 들었다. 마침 당시 발행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보고서는 이미 1.1도 올라 인류가 설정한 마지노선인 1.5도 도달에 가까웠음을 공표했다.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기온 1.1도 올라서 지금의 기후변화가 발생하는데 1.5도까지 올랐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과 생물이 고통을 겪을까 생각해서 실천을 다짐했다.

대전지방기상청1
대전지방기상청 모습.
-개인이 아니라 기관 구성원들의 동참이 필요할 텐데?



▲탄소를 계속해서 배출하는 지금의 문화에서는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때보다 3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아주 혹독한 수준에서 탄소 제로를 실천하지 않으면 수십 년 후에는 인류에 큰 어려움으로 닥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앞으로 10년이 중요한데 기상변화를 관측하고 분석하는 데에서 그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기상관측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고 분석을 통한 정확한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단계에 연결고리는 아직 약하다고 본다. 분석과 교육만으로는 기후변화를 예방할 실천과 행동을 촉발하기에 부족하고, 기상을 가까이하는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전과 세종 그리고 충남·충북에 인구 250만 명이 거주하는데, 충청권에 있는 공공기관이 기후행동에 연대하고 공동으로 실천한다면 기후변화 예방을 위한 작은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다. 생활 속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후행동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에서 먼저 실천해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막연하고 과연 지구적 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의문도 있다.

▲탄소제로의 기후행동은 기후변화를 막거나 늦출 수 있고, 함께 실천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실천해 지구적 현상을 개선한 사례가 있다. 지구 오존층을 보존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1989년 프레온가스와 같은 오존 파괴 물질 사용을 금지하는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했다. 이때부터 냉장고와 에어컨의 냉매와 헤어스프레이에 쓰이던 프레온 가스 사용량이 99% 줄었고, 2022년 조사에서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실천을 확대하면 기후위기는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기고]대한민국 지방 혁신 '대전충남특별시'
  2. 금강환경청, 자연 복원 현장서 생태체험 참여자 모집
  3. "방심하면 다쳐" 봄철부터 산악사고 증가… 대전서 5년간 구조건수만 829건
  4. [썰] 군기 잡는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5. 기후정책 질의에 1명만 답…대전 4·2 보궐선거 후보 2명은 '무심'
  1. 보은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나와
  2.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독성과학연구소'로 새출발… 기관 정체성·비전 재정립
  3. 지명실 여사, 충남대에 3억원 장학금 기부 약속
  4. 재밌고 친근하게 대전교육 소식 알린다… 홍보지원단 '홍당무' 발대
  5. '선배 교사의 노하우 전수' 대전초등수석교사회 인턴교사 역량강화 연수

헤드라인 뉴스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첫 선거인 4·2 재·보궐 선거 날이 밝았다. 충청에선 충남 아산시장과 충남(당진2)·대전(유성2) 광역의원을 뽑아 '미니 지선'으로 불리는 가운데 탄핵정국 속 지역민들의 바닥민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재·보궐에는 충남 아산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5명, 충남·대전 등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 교육감(부산) 1명 등 23명을 선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여야 간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전은 탄핵 이슈가 주를 이뤘다. 재·보궐을 앞..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일치’이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한다. 헌법재판소의 실무지침서인 ‘헌법재판 실무제요’ 명시된 선고 절차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주문 먼저 읽은 후에 다수와 소수 의견을 설명하는 게 관례지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있어 바뀔 수 있다. 선고 기일을 4일로 지정하면서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위해 선고 전날인 3일 오후 또는 선고 당일 최종 평결, 즉 주문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의견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하 소호은행)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국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소호은행은 향후 대전에 본사를 둔 채 충청권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호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 3색의 봄 3색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