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분과 2~5호분 전경 (사진=문화재청) |
문화재청은 최근 발굴이 끝난 '세종 스마트그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유적'에서 다곽식 적석분이 확인돼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세종시와 현장공개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적석분은 돌을 쌓아 만든 무덤이다. 백제가 건국된 후 수도가 한성이었던 475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다곽식은 하나의 무덤 봉분 안에 다수의 매장시설(시신안장시설)을 둔 방식이다.
발굴조사 결과, 주요 유구인 백제 한성기 고분 5기는 주변이 조망되는 해발 약 109m 높이의 구릉 정상부에 위치한다. 주변에서 이들 고분의 추정 진입로와 집터 등 40여 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구릉 정상부 중앙에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된 1호분은 봉분의 최대 규모가 직경 약 58m, 높이는 약 6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로 쌓은 거대한 봉분 내부에는 목곽과 석곽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다수 설치돼 있다. 유적 보존을 위해 고분 내부조사를 완료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시설은 목관(곽) 5기와 석곽 10기 등이다. 목곽과 석곽은 관과 부장품을 넣기 위해 만든 시설인데, 목곽은 구덩이 또는 지면에 나무로 만든 시설이고 석곽은 돌로 만들었다.
1호분 8호 석곽 (사진=문화재청) |
특히 1호분 중 가장 규모가 큰 8호 석곽에서는 위세품인 금제가는고리귀걸이(금제세환이식) 한 쌍도 출토됐다. 위세품(威勢品)은 왕이 지방세력의 수장에게 힘을 과시하고 세력권에 편입하면서 지방에 있는 수장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 하사하는 물품이다.
1호분과 달리 서쪽 사면에 맞닿아 조성된 2~5호분은 직경 20m 내외, 높이 2.5m 내외의 작은 규모다. 여러 겹의 돌로 쌓인 1호분과 다르게 흙을 이용해 봉분을 조성하고 소수의 매장시설(2~6기)을 갖추고 있어 1호분보다 낮은 위상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지역의 유력한 지방세력이 존재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적이 확인된 구릉을 중심으로 유적을 보존조치 했다"며 "추후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추가 고분의 발견 가능성과 유적의 명확한 범위를 확인하고, 문화재 지정과 해당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를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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