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오후 2시 230호 법정에서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정 씨에 대한 다섯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일반 시민과 대전여민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이날 공판을 지켜보려 법원을 방문하면서 법정은 만원을 이뤘다.
정씨 측 변호를 맡았던 2개 법무법인과 1명의 변호인이 사임계를 제출해 이날 2명의 변호사만이 피고인석에서 변론을 전개했다. 정씨는 연한 녹색 수의에 운동화를 신고 피고석에 앉아 고개를 숙이거나 판사를 바라본 채 재판에 임했고, 방청석을 돌아보는 등의 행위는 관찰되지 않았다.
정씨 측 변호인은 3시간 이내에 증인신문을 마치겠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최소한 15명의 증인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판이 충분하게 이뤄져야 하고, 재판부의 현장검증도 요구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3시간 이내에 마치려면 1~2명밖에 증인신문을 진행하지 못할 텐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못할뿐더러 방어권과 공판중심주의도 지켜지지 못할 것"이라며 "최초로 신청한 증인 22명까지는 아니더라도 15명에 대해 신문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재고를 요청하고, 금일 3시간만 증인신문 이뤄진다면 그런 증인신문은 의미 없다는데 변호인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피고 측 변호인이 당초 약속된 5명의 증인도 법정에 출석시키지 않았음을 지목하고, 15명의 증인신문을 요구하는 것은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며 반박했다. 결국 이날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무고 혐의 수사가 경찰에서 빠르게 진행 중으로 이달 말 송치되면 4월 27일 정씨의 구속기간 만료 전에 추가 기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4월 3일과 4일 예정된 다음 공판에는 성폭행 피해를 입은 외국인 여성 신도들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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