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복용승마장. 대전시설관리공단 제공 |
대전을 대표하는 승마선수들의 훈련 차단에 이어 기존 회원들이 참여하던 강습 프로그램까지 전면 폐지하면서다.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지적과 민원 등 따른 개선방안이라고 하지만, 근시안적 처방으로 시설의 비효율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관련 기사 3월 17일 6면 보도>
19일까지의 취재 결과, 대전시설관리공단은 3월 17일 복용승마장을 이용하는 모든 회원에게 향후 달라질 시설의 새로운 운영방식을 안내했다. 개선안의 핵심은 3월 31일까지 기존 강습 프로그램 종료, 4월 1일부터 모든 프로그램 전면 '체험형' 전환, 기존 대기자와 신규 인원에게 프로그램 참여 우선 기회 제공 등이다.
대전시민이 복용승마장을 이용할 수 있는 문호를 더욱 개방하겠다는 방안이지만, 승마선수는 물론 기존에 꾸준히 승마장 프로그램을 이용해왔던 회원들이 소외되면서 원성이 만만치 않다.
복용승마장 측은 강습 프로그램 중급반 이상을 수강하던 회원들을 위해 ‘일일기승’ 프로그램을 새벽과 오전 시간대에 신설해 하루 최대 10명까지 수용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다만 신규 회원 우선 방침을 적용해 사실상 기존 회원을 배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일부 회원의 주장이다.
모 회원은 “오랫동안 승마장을 이용하며 승마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온 회원들이 소외되고 있다. 승마선수와 승마 애호가는 물론 일반 시민 모두 충족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효율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복용승마장은 엘리트 육성과 전문가 양성뿐만 아니라 전국대회 유치도 가능한 훌륭한 시설인데, 신규 회원 이용과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만 운영한다는 건 승마 산업을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 대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현재 복용승마장에 있는 말들은 특화된 종목과 영역에 따라 고르게 분포돼 있는데, 갑자기 체험형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전환하면 목적과 기능이 다른 말들은 하루아침에 역할을 잃게 된다는 점도 제기하고 있다. 승마 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선 미봉책이 아닌 보다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일부 회원들은 보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계 관계자는 "복용승마장 측이 어떤 의도로 개선안을 제시했는지 이해는 가지만 이렇게 운영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승마 산업의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땜질식 처방이 아닌 산업 발전과 모두를 아우르는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 시설 측에도 조만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대전시 감사위원회와 대전시의회 차원의 지적과 조언에 기반해 개선안을 도출했다"며 "개선안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걸 인지하고 있다. 승마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sharp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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