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지역별 공연시장 규모, 특성과 성장 가능성' 조사에서 2022년부터 지난 3년간 전체 공연예술 시장 추이를 19일 살펴본 결과, 10년간 유지돼오던 3000억 원대 공연시장은 2022년에 4000억 원대(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2022년 1~10월 티켓판매액 기준)에 진입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티켓판매액 추정액은 3900억 원이었으나, 팬데믹 상황인 2020년에는 1721억 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2021년(3070억 원)부터 예년 수준을 점차 회복했고 2022년 접어들며 공연 티켓판매액은 4213억 원으로 역대 최대 티켓판매액을 달성했다. 전 장르에서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였으며 특히 뮤지컬 매출의 경우 326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전체 매출 중 서울시의 티켓 판매액만 75.8%에 달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총 4897건의 공연이 열려 약 706만 명이 공연을 관람했고 약 3194억 원 규모의 티켓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다음으로 공연 건수와 티켓 판매 수, 티켓판매액이 높은 경기도와 비교했을 때도 서울의 공연 건수는 약 3배, 티켓 판매는 약 7.4배, 티켓판매액은 약 12.6배 더 높았다.
비 수도권 지역은 전체 공연 매출의 10%도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해 전국 광역시 중 티켓판매액이 가장 많은 부산은 전체 공연 시장 매출의 5.5%에 불과했다. 공연건수와 티켓판매수도 대구가 광역시 중 가장 많았음에도 각각 전체 시장의 약 6.9%, 약 4.3%만 차지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역대 최고 성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에 관찰되던 결과와는 달리 시장 성과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지역별 소비지출의 불평등 증가가 관찰되고 있다"며 "지역 공연시장 성장이 과거에 비해 둔화됐는데, 인구 고령화와 소득 감소 등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지역 공연예술 시장을 육성하고 서울과 비서울 지역의 격차 감소를 위해서는 정부의 인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충청 지역은 2019년 대비 공연 매출이 평균 71% 수준을 회복했으나, 장르별로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식(149%)과 국악(102%), 뮤지컬(99%)을 제외한 무용(21%), 연극(57%), 오페라(39%), 복합공연(21%) 등 장르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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