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공공언어가 나아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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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공공언어가 나아가야 할 길

백낙천 배재대 국어국문·한국어교육학과 교수

  • 승인 2023-03-19 08:20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백낙천 배재대 인문사회학장
백낙천 교수
공공언어는 언어의 공공성에 비춰 본다면 공공기관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언어에 한정할 수 있겠지만, 언어사회의 윤리적 책임성이나 개인 간 언어 예절의 규범에까지 넓혀 본다면 개인이 수행하는 모든 발화도 결국 공공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공언어에 대한 인식은 2005년에 '국어기본법'이 제정되고 2009년 국립국어원에서 '공공언어지원단'을 설치하고 공공언어 정책을 수립하면서부터 그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본격화되었다.

역사적으로 공공언어의 변천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어학회의 주도로 '한글맞춤법통일안'이 수립되고 해방 후 1948년에는 '한글전용법'이 선포된 이후 수차례의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오늘날의 어문규범이 정비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나아가 국가 주도의 사전 편찬이 이루어져서 1999년에 '표준국어대사전'이 출간되고 2008년에는 온라인으로 사전이 공개되었으며 2016년에는 '우리말샘'이 온라인 상으로 공개되면서 공공언어에 대한 공유와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언론기본법', '신문법' 등의 공공언어 관련 정책이 제정되면서 국민적 인식과 공감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학교 교육에서도 공공언어의 개념을 교육과정에 명시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문규범과 국어순화 등의 필요성을 배우고 있으며, 실제 수업 현장에서는 실용국어 또는 매체언어의 활용 측면에서 적극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실 인간은 오랫동안 음성과 문자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았다. 인쇄 기술의 발달로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였으며, 20세기 이후 전자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이미지와 영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전혀 새로운 차원의 매체 수용과 생산 및 향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매체언어의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력은 날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주체적 수용 능력의 필요성도 요구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여러 해 전, '대중매체와 국어 생활'이라는 강좌를 개설하여 학생들과 매체언어의 심미적 가치와 매체언어의 사회적 상호 작용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한 다양한 매체에 나타난 매체언어의 모습을 조사함으로써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교육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공공언어 문식성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언론 매체언어의 중요성과 사회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언론 매체언어를 포함한 공공언어가 지향해야 할 것은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간결하고 정확한 문장을 쓰는 것이다. 즉, 순화되고 알기 쉬운 표현을 써야 하는 것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오해의 소지가 없는 언어를 써야 하는 것이 공공언어의 기본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렵고 부정확한 공공언어의 사용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하게 만든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언론이나 방송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일반 국민의 언어생활에 언어 규범의 지침이 되거나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폭력적이거나 차별적인 언어문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령, 무분별한 신조어의 사용이나 외국어나 외래어 남용, 극도로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언어 감수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대와 연령, 성별, 출신, 사회적 적응 정도 등과 관련되는 언어 취약 계층을 배려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이 공공언어의 이해와 소통 과정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가지고 소통을 증대할 수 있도록 교육적, 사회적 배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공공언어가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구현하는 데에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백낙천 배재대 국어국문·한국어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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