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복용승마장. 대전시설관리공단 제공 |
승마 동호인이나 애호가 등이 오랫동안 제기해온 고질적인 문제를 다소 개선했지만, 승마선수들의 훈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다. 승마계에선 시민과 선수를 모두 품어낼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관련 기사 3월 16일 6면 보도>
대전시설관리공단은 16일 복용승마장 운영 프로그램을 향후 '강습형'에서 '체험형'으로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 회원들의 승마 숙련도 향상을 위해 장기적으로 진행되던 단계별 강습 프로그램들은 축소나 폐지될 예정이며 앞으로는 단기성 체험 프로그램들이 강화될 전망이다.
체험 프로그램의 기본 계획도 나왔다. 시설관리공단은 우선 월 방문객 목표를 1800명으로 두고 6월까지 체험 프로그램 시범 운영을 거친 뒤 7월 이후엔 본격적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개선안에 대전을 대표해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승마선수들은 배제됐다.
복용승마장 측은 운영 기조에 따라 최근 자마(개인 소유 말) 제도를 폐지했는데, 자마가 필요한 승마 선수들에게도 같은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종목 특성상 말과의 교감이 중요한 승마선수들은 공공시설이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훈련은 차단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승마선수의 부모 A 씨는 “대전 선수가 대전에서 훈련해야 하는데 받아들이지 않아 광주광역시까지 원정 훈련을 다녀야 한다. 시민들은 물론 승마선수들도 복용승마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승마계 역시 복용승마장 운영 방식이 대전 승마선수들의 기량 저하와 선수층 약화로 이어질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역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타 지역 선수들에 비해 불리한 조건에 놓인 상황이 계속되면 선수들에게도 악영향이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공시설인 만큼 승마 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선수 육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승마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대전시승마협회 권석웅 부회장은 "시민들에게 시설을 체험형으로 개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공공시설인 만큼 대전시를 대표할 선수들의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체험 승마와 엘리트 선수 훈련으로 운영 방식을 이원화해 시민과 선수를 모두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한 인적·구조적 개선의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은 "복용승마장 총괄 자리에 승마 산업 전문가를 배치해야 문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수년 뒤 떠나는 행정직이 배치되면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관리 체계가 소홀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sharp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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