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현 산림청장이 15일 대전정부청사 언론브리핑 실에서 임도 확충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남성현 산림청장은 15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대형산불을 겪으며 산불 진화에는 임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대형산불 방지를 위한 임도 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임도는 산림경영을 위해 산림 안에 설치하는 도로다. 산불이 났을 경우 야간에는 진화 헬기가 뜨지 못하기 때문에 임도를 통해 진화 차량과 인력이 진입해 진화작업을 해야 해 야간 산불 진화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다.
실제로 올해 3월 11일 경남 하동 지리산 국립공원 자락에서 산불이 발생했지만, 임도가 없어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워 다음 날 아침까지 산불 진화가 어려웠다. 반면 지난해 경북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에 산불이 났을 때 2020년에 설치된 산불진화임도 덕분에 200~500년 된 금강소나무 8만 5000여 그루를 지킬 수 있었다.
이에 산림청은 올해 공유림과 사유림에 처음으로 산불진화임도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산불 진화용 임도는 그동안 국유림에만 332km가 설치됐다. 올해 임도 확충 예산 2409억 중 839억 원을 산불진화임도 설치에 사용한다. 산불취약지역인 경북과 강원을 시작으로 매년 500㎞ 이상씩 늘려 2027년까지 3207㎞를 설치할 계획이다.
산불진화임도는 일반 임도(도로 폭 3m)보다 도로 폭(3.5m 이상)을 넓힌다. 산림청은 새롭게 산불진화임도를 설치하거나 기존 일반 임도의 구조를 계량하는 방식으로 만들 예정이다. 임도 확충 외에 고성능 산불진화차 역시 올해 말까지 18대를 추가 도입하고 2027년까지 32대로 확대한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산불을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산불을 끄기 위한 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산불진화임도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임도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임도시설이 취약한 국립공원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도를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산림 629만ha에 설치된 임도는 2022년 말 현재 총 연장거리 2만 4929㎞에 이르지만, 임도 밀도는 3.97m/㏊로 산림선진국인 독일(54m/㏊)의 1/14, 일본(23.5m/㏊)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국유림 임도 밀도가 4.98m/㏊, 공유림과 사유림 임도 밀도는 3.6m/㏊로, 전체 산림의 74%를 차지하는 공·사유림의 임도는 부족한 실정이다. 임도 설치에 여러 제약이 따르는 국립공원 지역의 임도 밀도 역시 0.16m/㏊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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