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성낙원 대전예총 신임회장이 중도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 제12대 대전 예총 회장 당선 축하드린다. 취임 후 한 달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 당선 되자마자 보고 싶어 하는 분들 많아 인사드리며 지냈다. 그 과정에서 예총 홍보도 하고 조언도 얻다 보니 1주일이 금방 가더라.
-이번 선거에서 대표 공약으로 기존에 진행하던 대전예술제를 국제예술제로 격상하겠다고 강조했는데, 대전예총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는 건지 궁금하다.
▲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고 공약했고 현재 대전예술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니 대전에 한정하지 않고 해외로 예술인을 진출시켜야 한다. 한류 팬 역시 대전에 오게 해야 한다. 그래서 국제예술제에 해외인을 초대하고 개최장소도 예술가의 집이 아닌 엑스포 남문 광장 등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다른 장소에서 개최할 거다.
행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1년 동안 왕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려고 한다. 지금 구상 중인 것은 K-콘텐츠 아카데미를 만들어 대전 예술인들이 강의하고 외국인들은 대전에서 예술과 문화콘텐츠를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실행 차원에서 3월 14일에 베트남 VNK TV와 협약을 체결한다. 애니메이션과 웹툰을 배우고자 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대전으로 오게 할 거다. 베트남 사람들이 대전에서 교육받고, 방송 채널을 통해 대전예술 콘텐츠를 녹화 중계해 그 나라에 방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약 중 대전예술원 설립에 관한 것이 있던데, 왜 공약했고, 방향은 어떻게 구상 중인지.
▲ 사실 그동안 예총과는 별개로 '덕예쌍형 기금'이라는 것을 개인적으로 만들어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예술인이 덕을 갖추면 향기가 난다'는 뜻인데, 덕을 갖춘 예술인들을 도와주자는 차원이다. 작품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있지만 어렵게 사시는 분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기금 형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종합해서 꼭 원로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를 대상으로 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구를 만들려고 한다.
10일 성낙원 대전예총 신임회장이 중도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 보강해야 할 점이긴 하다. 그래서 청년 예술인 지원을 확대하려 한다. 청년 작가들이 대전에만 있기보다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싶어 할 거다. 그래서 청년 작가들을 해외 매체에 홍보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청년 예술인들을 연간 30여 명씩 발굴해 해외 매체에 홍보 지원하는 사업을 2~3년 정도 시범적으로 해왔다. 대전에 해외교류를 많이 하는 매체가 있는데, 그 대표가 많이는 못 해줘도 1년에 30명 정도 집중적으로 홍보를 해주겠다고 했었고 지난번 UCLG 행사 때도 상당히 많은 기사를 내보내줬다. 또 이달 말에 미주예총 회장이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데, 이쪽과도 관계를 터서 다양하게 협의하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전예총이 청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인권위원회랑 연계해 깨끗한 단체에 인증서도 주려고 한다. 예총의 품격이 올라간다면 청년예술인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을까.
-대전예총 내에 정책자문위원회를 만든다고 들었다. 기존 이사회와 다르게 어떤 역할을 하는 기구가 될지 궁금하다.
▲ 기존 이사회는 사업들을 상정해 안건을 처리하는 역할이고, 이번에 제가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워 실천해야 하는데, 계획이 잡혀야 하고 컨설팅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사업계획을 짜고 예산까지 세우는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될 거다. 대전예총의 씽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다.
-대전 예총 산하 10개 예술협회. 활동이 적극적인 곳이 있고, 활동폭이 좁은 곳도 있다.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나.
▲ 예술인들이 부족한 게 홍보다. 난 프로덕션 경영을 할 때부터 기업을 홍보해주고 살리는 일을 했었다. 그래서 와서 보니 전시를 해도 홍보를 안 하는 예술인들이 답답하기도 하더라. 작가는 자기를 알리고 본인 작품을 알려야 한다. 그래서 보도자료 작성 법 등 예술인들에게 홍보 요령을 알려줄 수 있는 강좌를 개설하는 법도 생각 중이다. 그런 것들을 제시해주면서 예술인들의 활동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6000명의 예술인이 소속된 대전예총의 수장인 만큼 앞으로 대전시와 함께 가야 할 부분이 많다. 시가 문화 쪽으로 사업을 많이 내놓고는 있지만, 시설 건립에만 치중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전시의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 이장우 시장님의 일류경제도시 대전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문화예술이 없으면 모래성을 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류 경제 도시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밑바탕 돼야 한다. 대전을 홍보하는 것은 기업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문화예술 콘텐츠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대전에서 계획 중인 '0시축제'도 마찬가지다. 대전예총이 보기에는 0시 축제 때 무엇을 하는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없다. 노크해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
-대전문화재단 조직 내 갈등이 요즘 문화계에서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해체가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인데, 사안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
▲ 해체가 필요해 보일 정도로 심각하다. 그동안 계속 재단 대표가 교체되면서 대표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근래 들어서 되짚어보면 이게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단 구성원들의 심각한 카르텔 형성이 문제다. 여기에 아주 훌륭한 대표를 갖다 놔도 문제 해결은 안 된다고 본다. 또 문화재단 역할은 예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인데, 군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대전문화재단 구성원이 대외 심사 나가는 것부터 없애야 한다고 본다. 예술가의 집 앞에 각 노조에서 장기간 시위 현수막을 붙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 문화재단이 순수하게 문화예술 지원해주면 문화예술이 되면 시민들이 행복한 것이다. 군림하고 일부에서는 갑질.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안되더라.
-지역 예술인들에게 당부할 말씀
▲ 덕을 갖춘 예술인이 됐으면 한다. 아무리 예술성이 있고 전문가라 하더라도 덕이 없으면 시민들에게 존중 못 받는다고 본다. 원하기보다 내가 먼저 나서서 보여주려고 한다. 그러면 저절로 온다. 그래서 대전예총 후원회를 만들려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기업에게 찾아가는 전시, 공연 등 베네핏을 주면 분명 그분들이 도와준다. 먼저 베푸는 쪽으로 얘기하다 보면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대담=이해미 정치행정부 차장·정리=정바름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성낙원 대전예총 신임회장은?
대전 대신고등학교, 한남대 이공대학 수학과 졸업, 한남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대전영화인협회장, (사)한국청소년영화예술진흥원 이사장 역임,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Fish Eye 국제영화제 한국대표, 중국예술가협회 상무이사, 제8기 대전영상위원회 위원, (사) 한국영화기획프로듀서협회 회원(이사,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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