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월, 산에 가서 화(火)내지 맙시다

  • 정치/행정
  • 대전

[기고] 3월, 산에 가서 화(火)내지 맙시다

신용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승인 2023-03-13 08:35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KakaoTalk_20230308_174004793
신용현 국장
작년 이맘때 일이다. 강원과 경북 동해안을 휩쓸고 지나간 유례 없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그 결과, 산림 22,842㏊, 축구장 3만 8천여 개에 달하는 산림과 가옥 등 건물 35채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산불 면적의 84%가 3월 한 달 동안 발생한 것이다. 특히 경북 울진, 삼척, 강원도 동해를 휩쓴 산불은 지난해 3월 4일 발생해 무려 9일 동안 2만 923㏊의 산림을 태워 1986년 산불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긴 산불로 기록됐다.

이렇듯 3월은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임과 동시에 자칫하다가는 수십 년간 가꾸어온 산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죽음'의 계절이 될 수도 있음을 이들 산불이 보여주고 있다. 봄에는 겨우내 수분을 다 뱉어낸 초목과 낙엽이 건조한 날씨와 함께 최상의 발화조건을 만들고 영농을 위한 습관적인 소각행위와 야외 활동객의 부주의가 더해지면 가장 위험한 환경을 만들게 된다.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산불이 발생하면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재앙 수준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맘때가 산불당국이 가장 긴장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산불로 인한 피해가 눈에 보이는 피해뿐 아니라 숲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야생동물과 미생물 등 숲속 생태계를 파괴하고 연소과정에서 내뿜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는 대기환경에도 커다란 피해를 끼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산불의 대형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산불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점점 대형화, 장기화 되는 추세에 있다. 정부에서는 대형산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를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신속한 산불진화를 위해 3천리터급 초대형 헬기를 추가 도입하고 물대포가 장착된 고성능 산불진화차 32대를 27년까지 일선 관서에 배치한다고 한다.

대전시는 2009년 식장산 대형산불 이래 아직까지 큰 산불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언제든지 닥쳐올 수 있는 산불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산불 감시, 진화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드론, 마을방송, 버스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산불예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예외적으로 허용하였던 논·밭두렁 소각이 지난해 산림보호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전면 금지된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대대적인 계도와 단속에 나서고 있다.



또한 산불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인 3월 18일부터 4월 9일까지 시·구 소속 공무원 360명을 산불취약지역에 추가 배치해 산불예방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요즘 산과 공원을 보면 산수유나무가 어느새 노란 꽃봉오리를 터트려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이는 곧 지금부터 나무를 심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대전시에서는 도심권 부족한 산림자원을 확충하기 위해 조림사업과 바람길숲 조성사업을 꾸준히 펼쳐 나가는 한편 4월 5일에는 동구 직동 참샘마을에서 제78회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를 갖고 메타세콰이어 1100주 식재와 함께 유실수를 나눠줄 계획이다.

나무를 심는 것만큼 숲을 가꾸고 보호하는 데 소홀해서는 안 된다. 동해안 산불의 아픈 경험에서 보았듯이 한순간의 사소한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산불로부터 숲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할 일이다. 올해 3월엔 산에 가서 화(火)내지 맙시다.

/신용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