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사회과학부 차장 |
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중앙에서 주도해 온 대학지원 체계와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라이즈(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와 글로컬(Glocal) 대학 육성이다. 이 두 가지 정책은 윤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 중 지역 맞춤 교육개혁 분야 10대 핵심 정책에 속한다.
이들 정책은 윤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 교육개혁의 양대 축으로 보이지만, 그 과정이 불편하다. 정책이 영·호남에 집중되거나 수도권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먼저 교육부가 최근 공모한 라이즈의 경우, 최종 선정된 7개 시·도 중 6곳이 영·호남에 대거 집중돼 논란이 일었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세종·충남과는 생활권을 달리하는 충북 1곳만을 선정했고, 심지어 제주와 강원은 전무했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배려가 없었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 와중에 기자를 더 당황스럽게 한 것은 호남의 일부 언론이었다. 해당 언론은 호남이 영남에 비해 절반만 선정됐다는 점과 광주를 제외했다는 점을 이유로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영·호남이 아닌 지역에서 보기에는 헛웃음이 나올법한 내용이었다.
글로컬대학 육성 정책도 마찬가지다. 이 정책은 각 지역의 특화산업과 연계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컬대학을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올 상반기 10곳을 시작해 오는 2027년까지 최종 30곳을 선정하게 되며, 선정 시 5년간 1000억원이 지원돼 지역대학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업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13일 글로컬대학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는 기본 계획부터 선정 평가, 대학 지원 및 성과 관리 등 글로컬대학 육성에 필요한 전반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로 막대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위원회 구성에 아쉬움을 남겼다.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가 위원 22명과 자문위원 7명으로 구성됐는데,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수도권 출신 일색이었다. 교육부에서는 글로컬대학의 선정과 평가를 맡겨야 할 주체여서 지역 인사를 배제했다고 해명했지만, 현 정부가 지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지에 대한 의심은 지울 수가 없다. 윤 정부의 교육개혁이 말뿐인 헛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그 중심에는 지역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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