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주민등록정보는 엄격히 보호되어야!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주민등록정보는 엄격히 보호되어야!

박병수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장

  • 승인 2023-03-12 09:04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박병수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장
박병수 소장
주민 A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공무원 B 씨가 자신의 가족관계 등 개인정보를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어 이를 따져 묻는 과정에서 B 씨로부터 업무상 A 씨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적은 있지만, 사적으로 이용한 것은 아니라면서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통보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A 씨는 공무원이 주민의 동의나 신청 없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것은 단순히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과정에서 B 씨는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 공무원으로, 새로 맡은 주민등록 업무 파악과 숙달 과정에서 진정인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이지 사적인 이유로 진정인의 개인정보를 열람·취급·유출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 인권위는 해당 행정복지센터 민원업무 담당자들이 다른 부서 업무협조, 경찰의 업무협조, 주민의 습득물 전달 등 다양한 이유로 필요한 휴대 전화번호를 얻고자 관행적으로 세대주와 각 세대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현 주거지 전입일 등이 적시된 전입신고 프로그램에 접속해 민원인의 연락처를 열람·활용·제공해왔음을 확인했다.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는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다. 이러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헌법 제17조 사생활이 비밀과 자유에 의해 보장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의해 보호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고 할 수 있고, 반드시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었거나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까지 포함된다(2020. 5. 27. 선고 2017헌마1326 결정). 이러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는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고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인권위는 해당 공무원이 진정인의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의 범위를 넘어서 이용한 것은 관련 법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이는 헌법 제17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해당 행복복지센터 민원담당 직원들이 부서 업무협조 등을 위해 관행적으로 전입신고 프로그램에 접속하여 주민등록표에 기록된 주민등록 사항에 관한 주민등록 전산 정보자료를 열람한 것은 행정기관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에서 적법하게 처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공무원의 소속 기관장에게 민원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에 대해 주의 조치할 것을, 그리고 주민등록 통합행정시스템 접근 권한을 가진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직무교육을 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민등록 통합행정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공무원들이 업무 수행을 위해 수집된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처리하는 관행을 개선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열람 조회기록 생성에 더하여 경고 알림창을 띄우거나, 열람 목적을 기재할 난을 신설하는 등 주민등록처리시스템을 보완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 사회에서 개인정보가 중요한 인권 사항이라는 인식이 지속해서 강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관련 법이 정비돼왔다. 그럼에도 행정기관을 비롯한 공공영역에서 아직도 업무처리 과정에서 수집된 개인정보가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활용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인권위의 이번 권고를 계기로 행정기관 공직자들이 주민의 개인정보를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박병수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