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피고 이승만이 2002년 9월 전주에서 발생한 경찰 피살사건의 때 사라진 38구경 권총의 소재를 제보했다. 해당 권총은 실탄 4발이 장전된 채 피해 경찰의 허리춤에 있던 것으로, 당시 근무 중인 경찰에게 흉기를 휘둘러 목숨을 앗아간 범행 직후 사라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범인을 찾지 못해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피고 이승만은 최근 전북 경찰에 편지를 통해 "범인으로부터 넘겨받은 권총을 직접 숨겼다"라고 제보하고, 전주 경찰관 피살사건의 범인으로 이정학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주에서 경찰 피살사건이 발생하기 9개월 전인 2001년 12월 이승만과 이정학은 대전에서 은행 강도살인 사건을 함께 벌여 은행 직원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현금 3억 원을 훔쳐 달아났다가 지난해 검거됐다. 지난달에 이뤄진 이들에 대한 강도살인 1심 판결에서 주범 이승만은 무기징역을, 이정학은 징역 20년을 받았다.
법조계는 항소심을 앞둔 이승만과 이정학의 재판에 전주 경찰관 피살사건의 제보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라진 권총은 발견됐으나, 당시 경찰에게 흉기를 휘두른 범인을 특정해 증거를 제시할 정도로 수사가 이뤄진 것은 아니어서 항소심 재판을 중단하며 또 다른 사건의 수사결과를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오히려 이들에 대한 항소심을 계획대로 진행해 선고를 통해 종결하고, 피고인들을 전북지역 수형 시설로 이감해 제보 경위와 사실관계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방법이 유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승만과 이정학은 1심을 마치고 항소심 개시를 앞두고 변호인이 마땅히 없는 상태로 경찰의 접견이나 수사에 협조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권총의 위치를 정확히 지목해 제보해 신뢰도는 있다고 하더라도 경찰관 살해범죄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고 조사가 긴 시간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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