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불편한 편의점'으로 밀리언셀러에 오른 김호연 작가. 등단 작가도 아니고 소설과 글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소설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 책은 소설가로서 10년을 살아온 작가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단 소설을 쓰는 '작법서'가 아니라 '작업서'가 맞다. 그렇기에 소설가의 삶을 아주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또 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 입문자들에게는 성실한 작가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명쾌한 조언을 통해 직업 작가로서의 결의도 다지게 해준다.
김호연 작가에게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네 가지가 있다. 나만의 소설 작법 패턴을 반복하는 루틴, 루틴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고정적 공간인 작업실, 글감을 떠올릴 수 있는 산책, 집필 활동의 근육이 되는 독서다.
김 작가는 스스로 작업실 절대주의자라고 명명하는데, 꾸준함과 지속성을 가능케 하는 곳이 바로 작업실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하루 한 끼를 먹는 루틴, 세수하면 소설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신호, 소설 속 반전을 떠오르게 하는 산책, 글을 쓰게 하는 근력인 독서까지. 작가의 하루는 흔들리지 않고 변함없이 유지되는 한결같음에서 비롯된다.
작가의 작업실은 때때로 바뀐다. 개인 작업실일 수도 있고, 카페, 문학관, 레지던스 혹은 짬을 내 이동하는 순간도 작업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된다.
김 작가는 글감이 되는 아이템 찾기, 제목 짓기, 작품의 구성을 만드는 플롯, 캐릭터 설정 등 글쓰기의 기초부터 소설을 대하는 멘탈까지 직접 경험하고 체득한 비밀을 공유한다.
한편 김호연 작가는 2016년 엔드리스 로드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KAIST에서 6개월 동안 작업했다. 이곳에서 소설 '고스트라이터즈'의 카카오페이지 연재를 완수했고, '파우스트' 구상과 기획을 완성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