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걸 Sliced images - The birth of Venus 2022 300x126x88cm 스테인레스 스틸 |
지역의 중견 조각가 12인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이 10년 만에 개최한 조각 분야 전시다. 조각(입체), 미디어 영상, 설치 등 총 187점을 전시돼 작가당 30점가량의 작품이 감상할 수 있다. 지역 조각가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이번 기획전을 통해 우리 지역의 조형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노재석 뿌리깊은 나무 2013 66x50x18cm |
박찬걸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슬라이스 방식으로 조성, 해체, 재구성하는 과정의 새로운 조형 세계를 보여준다. 일본의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한 조인혁 작가는 생명이라는 근원적 테마를 가지고 식물의 생태와 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조형세계를 탐구한 결과물을 전시한다.
임종찬 Illusion 2017 200x150x60cm 알루미늄 |
전범주 작가는 픽셀을 통해 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 픽셀화된 아크릴 막대 위에 안료를 칠하고 층층이 쌓아 올린 작품을 통해 화려하지만 무겁게 다가오는 현실의 무게를 표현했다. 복종순 작가는 구 형태의 군집을 통해 그동안 전치된 사물의 형태와 서사를 상실한 모든 조각을 하나로 연결하는 흩어진 경계 미학의 결정체를 보여준다. 정광호 작가는 가는 구리 선을 용접해 항아리, 나뭇잎, 물고기, 가방 등 일상적 사물을 표현하는 것을 통해 시각예술의 매커니즘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박수용 작가는 풀, 꽃, 나무, 돌 등 자연에서 본 모든 삼라만상을 고즈넉한 예술가의 시각으로 한 폭의 산수화처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노재석 작가는 자연에서 채취한 돌을 깎고 다듬어 작품을 제작한다. 작품의 행태를 보면 상단은 발화하듯, 하늘과 맞닿아 있고 하단은 대지의 기운을 받는 것처럼 식물의 줄기와 뿌리를 형상화했다. 자연 속에 숨겨진 생명력의 근원을 찾기 위한 과정의 결과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민기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조각가들의 작품을 통해 입체 예술의 물성, 공간, 개념 등 고유한 조각 개념들을 다시 살펴보고 현대 조각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시"라며 "척박한 시대에서 지금의 대전예술을 있게 한 작가들의 작품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재조명하고 정립하고 밝혀내기 위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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