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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농부들은 소에게 사람이 보름날 먹는 오곡밥과 나물을 주고 소를 보면 오곡밥을 먼저 먹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는 것을 믿는 풍습도 있다. 날이 밝으면 아이들은 논이나 밭이나 뒷산에 올라 연줄에다 모래나 사기가루, 병 가루 등을 발라 서로 연줄 끊기를 하는데 상대방 연줄을 끊어 날려 보내면 한해의 액막이를 했다고 믿는다.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동네 돌다리를 밟으면 다리 병이 생기지 아나 한다고 믿었다.
저녁에는 쥐불놀이, 횃불싸움, 달집태우기 등을 하는데, 본인이 어릴 때 쥐불놀이를 하기 위해서 깡통 옆구리를 대못으로 구멍을 내고 양쪽에 철사로 손잡이를 만들어 돌리면서 반대편 언덕에 올라 옆 동네 아이들과 서로 불깡통을 던지는 놀이를 했던 추억이 있다. 그 당시 주택가 담장이 대부분 나무판자로 되어 있는 것을 아이들은 뉘 집, 내 집 가리지 아니하고 뜯어내어 사용하여 다음 날 아침이면 동네 모두집 나무담장이 훼손이 되어 동네 어른들에게 우리 모두 혼 줄이 난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쥐불놀이였다. 또한 남의 집 오곡밥을 세 곳을 훔쳐 먹으면 그해 운이 좋다고 하여 친구네 집 부엌 가서 먹던 추억이 있었는데 어머님들은 아이들이 올 것을 대비하여 부엌에 밥그릇에 담아 놓은 집도 있었다. 상기와 같은 개인적인 정월대보름 행사가 있지만, 마을마다 집단적으로 하는 행사가 예전부터 각 마을마다 내려오는 행사로 마을입구에 있는 둥구나무, 선돌, 장승에 대하여 제를 지내는 풍습이 오래전부터 내려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약3년 동안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못했다. 2023년 새해가 되어서 대전 시내 40여 곳에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번 정월대보름 행사는 새해를 시작함을 알리는 것으로 세시풍속의 전통을 이어가고 새해의 소망과 각 지역주민과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고 주민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하여 대전광역시 5개 구청에 조심스럽게 시작을 했다. 구청에서 주관하는 행사도 중요했지만, 장승이나 선돌 그리고 둥구나무에서 마을 주민들이 실질적인 행사가 많았으면 한다.
행정복지센터에서 하는 행사는 낮 시간대 주민화합을 위함이고 선돌이나 나무에서 지내는 행사는 해가지는 저녁 시간에 행사가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부수동에서 진행된 느티나무제와 비룡동 장승제다. 비포장 산길 속 대청호 끝부분 마을과 사람들이 살지 아니한 곳에 옛 주민들이 모여 지내는 곳과 비룡동에서 열리는 '비룡동 장승제'는 다른 곳에서 모든 행사가 종료되지만 이곳은 밤12시에 시작하여 무박 2일간 하기 때문에 대부분 관람이나 취재는 못하지만, 우리 부부는 매년 함께하는 영광이 있다.
만약 대전 정월대보름 축제를 추천한다면 이곳 두 곳을 꼭 추천하고 싶다. 올해는 동구와 대덕구를 중점적으로 답사한 결과 대를 이어가는 곳이 점점 줄어들고 행사 내용을 잘 이해 못하고 하는 곳이 있어서 매우 아쉬움이 있지만, 모든 곳이 매우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일 년에 단 한번 밖에 볼 수 있는 대전에서 진행되는 정월대보름 축제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개와 기록을 남기고 싶고 이글을 읽어보시는 독자 여러분께 이것이 어느 종교가 아니고, 조상들이 대대로 내려오는 민속 유산이니 우리가 계승하면서 '우리 문화재를 사랑합시다'라고 전하고 싶다.
이광섭 대전문화유산답사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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