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엽 변호사 |
마약류 압수물도 2017년 154.6kg에서 2021년 1295.7kg으로 불과 5년 만에 8배로 급증했다. 특히 전체 마약사범 중 10~20대 비율은 2017년 15.8%에서 2022년 34.2%로 불과 5년 만에 2.4배로 증가했고 30대 이하 비율도 전체 마약사범의 절반 이상인 59.7%를 차지한다.
최근 마약거래는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보안메신저·암호화폐를 이용한 이른바 '던지기'(특정 장소에 마약을 던져놓으면 구매자가 가져가는 식)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지능화되고 있다. 또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 해외직구도 증가하는 등 마약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졌다. 마약은 과자, 기계, 건강식품, 이유식 등에 은닉되어 들어오고 있었다.
필로폰이나 코카인 같은 전통적인 마약의 유통과 투약 범죄 문제도 여전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거부감이 적은 의료용 마약류(프로포폴 등)의 확산세도 심각하다. 특히 10~20대 중심으로 펜타닐과 디에타민 등이 크게 유행하면서 적발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 마약류의 확산세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검찰은 향후 마약범죄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엄정 대응하고자 서울중앙·인천·부산·광주지검 등 4개 검찰청에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마약사범들에 대한 검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마약 중독은 범죄이기 전에 질병이기 때문이다. 마약은 뇌를 자극해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고 반복될수록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여 중독에 빠지게 된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질병으로서의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지난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마약사범 중 치료 명령을 함께 부과받은 수는 23건에 불과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약사범 관련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치료명령 처분을 받은 마약사범의 수는 2016년부터 2022년 4월까지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9892명 중 156명뿐이다.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4건, 2018년 8건, 2019년 60건으로 늘었다가 2020년 56건, 2021년 23건,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는 5명으로 조사됐다. 2016년 개정된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은 집행유예를 내린 마약사범에게 마약중독치료를 받도록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마약 문제에서 치료보다는 처벌을 더 중시하고 있다. 또한 법원이 치료 명령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권고의 성격이 강한 법원의 치료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는 마약 중독자를 찾기 어렵다. 전국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보건복지부 지정병원은 총 21곳인데 이 중에서 입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단 2곳뿐이다. 마약사범은 많이 검거되고 처벌은 이뤄줬지만 그들의 재활 치료를 관리하는 병원은 너무 부족한 현실이다.
미국은 '약물 법정'을 도입해 3,000여개의 약물 법정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 외에 의료인과 보호관찰관 등이 모여 마약사범을 대상으로 9~18개월 동안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도 이처럼 치료 명령제도를 보완하고 활성화하는 한편 마약 중독 치료 기관에 예산을 늘리고 전문가들을 충분히 배치하여 치료와 재활 인프라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최근 태영호 의원은 법무부 산하에 예방·재활·치료를 전담하는 전문 재활 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마약 중독은 본인의 의지만으로 끊기 어렵기 때문에 검거와 동시에 치료와 재활이 시작되어야만 마약 사범의 재발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송승엽 법무법인 지원 P&P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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