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박소영 과장 |
팬데믹 이전에는 많은 업체들이 연간 수차례씩 해외를 방문하며 각종 해외 전시회, 상담회 등 마케팅 사업에 참가하면서 현지의 다양한 문화를 겪어왔을 것이다. 무슬림 문화가 있는 곳도 있고, 영어가 절대 통하지 않는 나라도 있으며, 약속 시간에 대한 철칙이 있는 지역이 있고, 늘 상담 약속 시간보다 바이어가 늦게 등장하는 나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각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로 접어들면서 파리, 호치민,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 유명 전시회 지역을 중심으로 움츠리고 있던 해외 전시회 등 마케팅 사업이 기지개를 펴고 있는 만큼, 보다 성공적인 해외 전시회 참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사항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해외 전시회는 물건을 팔고자 하는 곳이 아니라 업체가 전시한 제품을 시장에 어필하는 수단이다.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며, 우리나라와 다른 비즈니스 매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스터디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짧은 며칠 안에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와 자사의 상품 및 서비스의 우수한 품질, 수많은 인력이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쏟은 정성과 시간을 알아주길 기대해야 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해외전시회 참가도 마찬가지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현지 언어를 포함한 문화에 대한 이해이며, 추가적으로는 소비문화에 어울리게 자사의 경험에 대한 시장 어필 포인트를 잘 부각하는 것이고, 나아가 제품을 통해 바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는 바이어와 소비자가 가장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통 방식을 말한다. 혹자는 파리에 간 에밀리를 본적이 있을 거다. 에밀리는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데, 영어로 소통하려고 하는 에밀리를 현지인들이 외면하고 배척한다. 결국, 에밀리는 프랑스 문화를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불어를 배우는 노력을 하면서 현지인의 마음을 얻는다. 이 시점에서, 앞서 언급한 카탈로그가 떠올려질지도 모르겠다. 전시회 쓰레기통에 던져진 그 카탈로그는 정성스럽게 영어로 번역이 되어있었는데 버려진 이유에 대해서는 에밀리 이야기를 통해 보다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중앙아시아 지역의 전시회였다고 하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현지 언어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러한 지역 외에도 영어가 공통어이지만 현지어가 더 친숙한 프랑스, 베트남 등 국가에서 현지어로 된 카탈로그에 바이어들이 손이 가게 된다. 해외 전시회 참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 무엇보다 바이어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으로서 현지 언어로 된 홍보 자료와 영상을 제작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박소영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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