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해외 전시회 참가, 소통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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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해외 전시회 참가, 소통의 중요성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박소영 과장

  • 승인 2023-03-05 13:47
  • 신문게재 2023-03-06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박소영 과장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박소영 과장
해외 바이어 상담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실 무슬림권 지역에 전시회, 상담회를 참가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ASEAN 바이어 수출 상담회에서 바이어가 한국 참가업체와 중요한 상담을 하던 도중 텔레그램을 확인하더니 잠시 시간을 달라며 자리를 떴다. 가방에서 작은 카페트를 꺼내 펼치더니 시간과 방향을 살피고 무릎을 꿇어앉았다. 텔레그램에서 무슬림 기도시간 알림을 보고 예배를 하는 것이었다. 무슬림 바이어들에게는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어떨 때는 무슬림 바이어가 급히 장소를 이동하여 기도실을 찾는 등 행사 중간에 아예 자리를 이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업체는 갑작스러운 바이어 상담 중단으로 영문을 모른채 혼자 남겨져 당황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마 이런 경험이 있는 업체도 있을 것이다. 전시회에 참가 품목에 대한 제품 카탈로그를 캐리어에 꾹꾹 담아 힘겹게 현지로 운송해갔는데 행사장 입구 쓰레기통에서 대거 발견되는 경우 말이다. 반대로, 전시회를 위해 부스에서 간단히 시연할 수 있게 아이템을 준비해서 현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바이어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거나 참가 부스를 특별하게 셀프 인테리어 해서 이목을 끈 업체도 많이 보았다.

팬데믹 이전에는 많은 업체들이 연간 수차례씩 해외를 방문하며 각종 해외 전시회, 상담회 등 마케팅 사업에 참가하면서 현지의 다양한 문화를 겪어왔을 것이다. 무슬림 문화가 있는 곳도 있고, 영어가 절대 통하지 않는 나라도 있으며, 약속 시간에 대한 철칙이 있는 지역이 있고, 늘 상담 약속 시간보다 바이어가 늦게 등장하는 나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각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로 접어들면서 파리, 호치민,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 유명 전시회 지역을 중심으로 움츠리고 있던 해외 전시회 등 마케팅 사업이 기지개를 펴고 있는 만큼, 보다 성공적인 해외 전시회 참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사항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해외 전시회는 물건을 팔고자 하는 곳이 아니라 업체가 전시한 제품을 시장에 어필하는 수단이다.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며, 우리나라와 다른 비즈니스 매너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스터디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짧은 며칠 안에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와 자사의 상품 및 서비스의 우수한 품질, 수많은 인력이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쏟은 정성과 시간을 알아주길 기대해야 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해외전시회 참가도 마찬가지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현지 언어를 포함한 문화에 대한 이해이며, 추가적으로는 소비문화에 어울리게 자사의 경험에 대한 시장 어필 포인트를 잘 부각하는 것이고, 나아가 제품을 통해 바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는 바이어와 소비자가 가장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통 방식을 말한다. 혹자는 파리에 간 에밀리를 본적이 있을 거다. 에밀리는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데, 영어로 소통하려고 하는 에밀리를 현지인들이 외면하고 배척한다. 결국, 에밀리는 프랑스 문화를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불어를 배우는 노력을 하면서 현지인의 마음을 얻는다. 이 시점에서, 앞서 언급한 카탈로그가 떠올려질지도 모르겠다. 전시회 쓰레기통에 던져진 그 카탈로그는 정성스럽게 영어로 번역이 되어있었는데 버려진 이유에 대해서는 에밀리 이야기를 통해 보다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중앙아시아 지역의 전시회였다고 하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현지 언어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러한 지역 외에도 영어가 공통어이지만 현지어가 더 친숙한 프랑스, 베트남 등 국가에서 현지어로 된 카탈로그에 바이어들이 손이 가게 된다. 해외 전시회 참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 무엇보다 바이어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으로서 현지 언어로 된 홍보 자료와 영상을 제작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박소영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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