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의 고졸 루키 문현빈이 스프링캠프 훈련 2일차인 1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타격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한화이글스) |
한화이글스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의 막내 문현빈(19)의 눈빛은 긴장감보다는 재미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천안 북일고 출신의 문현빈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선수다. '고졸 루키'로는 이례적으로 1군 캠프에 합류해 힘든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문현빈은 "입단 확정 당시만 해도 1군 훈련 멤버에 들어갈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으면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었지만, 막상 1군에 합류하니 설레는 마음도 있고 책임감도 느껴진다. 나를 선택해 준 코치진과 감독님에게 실망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현빈은 1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치러진 수비 훈련에서 유격수를 맡았다. 고교 시절 2루수를 맡았던 문현빈은 "유격수에 대한 부담은 없다. 2루수 보다는 유격수 자리에 서는 것이 시야가 더 자유롭고 편하다. 보직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현재 컨디션을 유지하며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제 막 프로에 발을 디딘 문현빈에게 선배 투수들이 구사하는 150km의 강속구는 매우 신선하고 위협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문현빈은 "고등부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구속이다. 대표팀 소속일 때 미국 선수들이 150km 중반대의 공을 구사하는 모습에 적지 않게 당황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오히려 프로에 오면서 극복해야 할 목표로 정립됐다"며 "연습 때 문동주의 강속구를 때려 봤는데 직구에는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타격 자세를 바로잡고 꾸준한 트레이닝을 통해 배트 스피드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 문현빈은 "그날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다만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는 올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것은 하늘이 정해준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롤모델을 묻자 주저 없이 양준혁을 꼽았다. 그는 "과거 영상을 봤는데 양준혁 선배가 은퇴하는 당일까지 전력 질주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기존 동일 포지션의 선수들과 함께 문현빈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은 백업 멤버로 보고 있지만, 연습 경기와 시범경기까지 지켜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현빈은 "프로에 와서 외국인 감독님은 처음이다. 조금은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하고 싶은 것 최대한 보여 달라는 주문을 해주셨다. 감독님 말씀대로 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보여주는 것이 이번 전지훈련 캠프의 최종 목표"라며 "눈앞의 결과에 집중하지 말자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열심히 훈련에 보면 나에게도 기회를 올 것이다.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일본 오키나와=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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