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본능은 자신도 억제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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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본능은 자신도 억제를 못한다

김용복/ 극작가, 평론가

  • 승인 2023-03-01 11:19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본능은 자신도 억제를 못한다.'

오늘도 제 지인께서 좋은 글을 보내 왔습니다. 이웃들과 함께 돌려보라고. 그리고 미국 노예를 해방시킨 링컨 대통려께서 하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사람의 성품은 역경을 이겨낼 때가 아니라, 권력이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 라고 했다.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을 때, 자유의지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가장 성품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권력을 쥐게 되면, 성품이 좋은 사람은 그 권력을 약자를 보호하는 데 쓰는 반면, 성품이 좋지 않은 사람은 남들을 학대하고 자기 지위를 누리는데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을 쥐어주면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얘기다.

물가에 서 있던 전갈이 개구리에게 자신을 업고 강 건너편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개구리가 물었다.

"네가 나를 독침으로 찌르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믿지?"

전갈이 말했다.

"너를 찌르면 나도 익사할 텐데 내가 왜 그렇게 하겠어?"

전갈의 말이 옳다고 판단한 개구리는 전갈을 등에 업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 중간쯤에서 전갈이 개구리의 등에 독침을 박았다.

둘 다 물속으로 가라앉는 와중에 개구리가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왜 나를 찔렀지? 너도 죽을 텐데."

전갈도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것이 내 본능 이니까."

타고난 성품, 인성을 천성이라 부르고, 타고난 직종이나 직업 등을 천직이라 부릅니다.

사람은 무엇보다 타고난 성품이 좋아야 합니다.

청나라 황제 강희제는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인재를 논할 때 반드시 덕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사람을 볼 때 반드시 심보를 본 다음 학식을 본다. 심보가 선량하지 않으면 학식과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학식, 경력, 학벌, 지위, 환경 등 그 어느 것도 타고난 성품을 대신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나 어느 단체 조직의 지도자는 일단 성품이 진실하고 좋아야 합니다.

저는 새벽 7시면 아침 걷기 운동을 하러 나갑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현수막이나 전신주에 걸린 선전용 포스터를 떼어내 정리하는 민인홍 갈마 1동장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간 느끼는 감정이 있습니다.

남이 보지 않는 새벽에, 그것도 혼자 다니면서 자신의 업무도 아닌 그런 일을 하는 모습을 볼 때 그의 공복으로서의 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스스로 행복해 했습니다.

어제는 햇볕이 좋아 한마음 동산에서 두어시간 벤치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꿀잠이 밀려오더군요.

그러나 마음속으로 기다리던 빵 한개를 무릎 위에 놓아주던 아주머니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천 원짜리 새 지폐 한 묶음을 가슴에 품고 갔는데 말입니다.

언젠가는 만나겠지요.

여수 오동도로 향하던 선박의 나이트 클럽에서 만난 여인도.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며 기다리는 것도 제 본능입니다.

김용복/ 극작가. 평론가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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