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
기획재정부 소속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27일 나희승 코레일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 국토교통부는 나 사장의 취임 이후 잇따른 철도사고 때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안을 공운위에 상정했다.
정부와 코레일 등 관계자에 따르면 공운위는 이날 오전 나 사장의 해임안을 가결했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나 사장은 전 정권 인사로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아 있다. 국토부는 오봉역 사망 사고와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 책임을 물어 지난해 말부터 나 사장의 해임을 추진해왔다. 2021년 11월 나 사장이 취임한 이후 모두 18건의 철도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KTX 등 세 차례 탈선 사고와 4명의 코레일 작업자가 숨졌다. 국토부는 지난달 말 코레일에 역대 최고 과징금인 18억원을 부과하면서 나 사장을 압박해 왔다. 고용노동부는 나 사장을 공공기관장 중에선 처음으로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이번 의결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해임을 제청하고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만 남게 됐다. 통상 해임까지 일주일이 소요된다.
나 사장이 이 같은 징계에 반발해 대통령의 재가가 나면,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걸고 본안 소송(행정소송)도 함께 제기할 여지가 있다.
나 사장은 이날 기재부 공운위 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소명했다. 또한 앞서 15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나 사장은 "공사의 안전 체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나 최창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 등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공기업 사장을 무리하게 해임해 실패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나 사장이 해임되면 코레일 수장 단명 흑역사는 지속된다. 2005년 철도청에서 코레일로 전환한 후 19년간 총 10명의 사장이 임명됐지만 임기(3년)를 채운 사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정권 교체에 따른 사퇴와 각종 사고, 경영실적 책임에 따라 사장직을 내려놓으며 사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 사례만 여덟 번에 달한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철도 분야는 국가 기간사업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한데 수장이 흔들리면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서 "코레일 역대 사장들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자리다. 전문성과 책임성을 가진 수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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