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63주년 3.8민주의거 기념일을 앞두고

  • 정치/행정
  • 대전

[기고] 제63주년 3.8민주의거 기념일을 앞두고

이성규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 승인 2023-02-27 08:29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1209 이성규 행정자치국장
이성규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국가는 역사 속 특별한 날을 국가기념일로 정하고 엄숙한 기념식과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국민과 그 의미를 공유한다. 개인이 결혼, 출산, 생일 등을 삶의 분기점이자 원동력으로 삼는 것처럼 나라도 3·1절, 광복절, 제헌절 등 역사의 전환점이 됐던 많은 일들의 가치와 의미를 국민의 정신적 지향점으로써 국가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는다.

돌아오는 3월 8일은 지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자, 충청권 유일의 국가기념일인 제63주년 ‘3·8민주의거’ 기념일이다. 1960년 3월 대전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지역 고등학생 1600여 명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해 거리로 나섰던 지역의 역사로 대구 2·28 민주운동, 마산 3·15의거와 함께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매년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을 개최해 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소위 '모른다'는 것이다. '지역 최초의 민주화 운동', '충청권 최초의 국가기념일'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는 시민들은 아직 많지 않다. 오히려 3·8민주의거를 담은 지역 독립 영화 '대전, 1960'이 미국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 국제영화제와 스페인 마르베아 국제영화제에 공식 경쟁작으로 선정되는 등 외부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전의 시민이자 공직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밑그림이다. 과거를 등한시하고 내부적 갈등 속에 분열할 때 일어났던 가슴 아픈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침을 받은 나라이자,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을 비극 속에 여전히 북한과 총구를 맞대는 전시상황에 처해 있다. 3·8민주의거의 가치는 폭력과 불의에 항거했던 저항의 역사이며, 항상 사회적 상황을 주시하고, 똑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이에 대전시에서는 3·8민주의거의 역사적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고 민주의거 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해 중구 선화동에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상설·기획전시실과 민주도서관, 소강당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지난해 연말 착공해 2024년 3월 8일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민주적 자각에서 우러난 위대한 첫걸음, 3월의 푸른함성'이라는 주제로 유물조사와 자료 수집을 마쳤으며, 3·8민주의거 역사 스토리텔링과 디지털 체험형 콘텐츠로 전시관 구성도 진행 중이다.

물론 기념관이라는 건물 자체로 민주의거 정신의 공유·확산이라는 건립 목적의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겠지만, 역사적 위상에 걸맞은 내실있는 운영과 결합하면 중부권을 대표하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60년 3월 8일 대전에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어린 학생들의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세월이 지나 주인공들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3·8민주의거가 가지는 위상과 정신은 다음 세대를 통해 계속 이어져 나가야만 한다.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을 시작으로 대전시가 3·8민주의거의 역사적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데 앞장서겠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 드리며 오는 3월 8일 예순 세 번째 푸른함성에도 귀 기울여 주시길 기대해 본다.

/이성규 대전시 행정자치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