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앞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심효준 기자] |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대전하나시티즌의 승리를 기원했다. 응원을 위한 머플러, 유니폼, 각종 굿즈 등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점 '하나샵' 앞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8년 만에 치러지는 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1 데뷔전인 데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이란 족쇄도 풀린 만큼 구름처럼 모인 사람들의 얼굴엔 모두 웃음이 가득했다.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 굿즈 상점인 하나샵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심효준 기자 |
그는 "혹시 사람들이 많을까 미리 출발했다. 남자친구가 오랜만의 1부 경기라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서둘렀다"며 "다행히 줄도 앞에 서게 됐는데 일찍 준비하기 잘했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관중들의 즐거운 스포츠 관람을 위해 대기줄 옆 한 켠에선 푸드트럭 점주들이 각종 먹을거리 준비가 한창이었다. 떡볶이, 어묵, 핫도그 등 종류별로 늘어선 푸드트럭들은 시민들의 허기를 책임졌다.
회오리감자 등 간식을 판매하는 푸드트럭 점주 정모(32·남) 씨는 오늘 장사 준비를 위해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는 피곤하지만 몰려든 사람들을 지켜보니 힘이 난다고 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시절일 때는 꿈도 꿀 수 없었던 풍경이기 때문이다.
정 씨는 "밤새도록 장사 준비를 하고 이곳에 도착해서 그런지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절로 힘이 나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강할 땐 장사할 곳 찾기도 매우 힘들었는데, 이제 곧 봄이 오려나 보다"고 말했다.
대기 시간이 끝나자 관중들이 경기장 응원석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들뜬 표정으로 입장한 사람들의 모습엔 활기가 가득했다. 오늘 내가 응원하는 팀과 선수가 승리하기를, 그리고 누구보다 활약하기를 바라며 반쯤 긴장한 채로 경기 휘슬을 기다렸다.
마침내 오후 4시 30분 경기가 시작됐다. 그간 너무 오래 기다린 탓일까.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관중들의 힘찬 함성이 울려 퍼졌다. 드디어 축구특별시 대전의 성지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8년 만의 대축제가 시작됐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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