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기업금융중심은행으로 지역 새바람 일으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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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기업금융중심은행으로 지역 새바람 일으키자

이상문 경제부 차장

  • 승인 2023-02-26 22:15
  • 신문게재 2023-02-2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이상문기자
이상문 경제부 차장
기업 10곳 중 5곳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역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해결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통계청 '산업별 지역별 기업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대다수의 기업은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기업체 705만6079여개 중 336만3823여개가 서울 및 경기권에 위치했다. 47.67%의 기업이 수도권 소재라는 뜻이다. 중소기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중소기업 수는 376만9943개로 전체 기업의 51.7%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양질의 인력이 몰려있고, 상호 협력할 기관과 기업들이 있으며, 인구 절반이 몰려있는 시장이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기업의 지방 이전이나 잡아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이 '기업금융중심은행 설립'이라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기업이나 인력을 지원하는 지역 발전의 버팀목이 될 금융회사를 구축하겠다는 것. 사실 충청권은 '지방은행'에 오랫동안 목말라 있었다. 1997년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와 맞물려 충청지역 지방은행은 각각 하나은행과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 흡수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지방은행 설립에 대한 꾸준한 움직임은 있었지만, 사업모델의 불확실성, 투자자 확보 어려움 등으로 지역 내에서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니 단순한 '지방'을 넘어 기업을 지원하는 '기업금융중심은행' 설립을 내세우면서 새로운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기업금융 중심 은행은 대전의 주요 산업인 방위산업과 나노·반도체산업, 항공우주산업 등은 물론 첨단산업의 유망한 기업을 육성하는 금융사다. 대전시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과 기술을 보유한 지식집약 도시 대전의 혁신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신산업·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맞춤형 벤처투자 전문 금융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금융중심은행은 1983년 실리콘밸리 내 혁신 벤처기업 발굴·육성을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그룹(SVB)을 모델로 했다. 설립 이후 3만 개가 넘는 벤처기업에 직·간접 투자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성공신화를 이끈 주역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국민들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빚에 허덕이는데 은행들은 돈잔치를 벌여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금융그룹들이 금리 상승에 수혜를 입으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 여기에 최근 희망퇴직으로 1인당 6~7억원, 많게는 10억원 이상의 퇴직금을 안겼다. 집값 폭등에 위기감을 느껴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이나 코로나19로 대출로 버텨 온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국제경기 불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등 많은 국민들의 박탈감이 클 수 밖에 없다. 기업금융중심은행을 추진 중인 대전으로서는 호재다. 은행의 경쟁을 촉진할 방안을 수립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금융당국이 금융권 새판짜기에 돌입한 만큼 이번 기회를 잡아 지역에 기업을 지키고, 모셔올 수 있는 지역 경제 버팀목이 될 '기업금융중심은행'을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상문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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