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혈압과 당을 측정하고 있다. 고혈압은 만병의 근원이 되는 질병으로 평소 가정 내 정확한 측정과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중도일보DB) |
혈압이란 심장이 박동할 때 흐르는 피가 혈관벽에 가하는 압력을 말한다. 고혈압이란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은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심장에서 피를 짜내는 힘이 세서 온몸에 있는 혈관들이 높은 압력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을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크게 일차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고혈압을 다른 말로 본태성 고혈압이라고도 하는데 명확한 원인을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를 이야기한다. 교감신경계, 식사 습관, 비만 및 호르몬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하나의 원인으로 알려진 기전은 없다. 이와 다르게 이차성 고혈압이란 다른 질병으로 인하여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증상은?=고혈압은 대표적으로 증상이 없는 질병 중 하나이다. 혈압이 높아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검진을 받았는데 우연히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듣고 왔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이라는 증상과 고혈압을 연관시켜 생각하는 환자도 있지만, 이는 아주 심한 중증 고혈압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간혹 있을 뿐이다. 대부분은 두통과 혈압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머리부터 살펴보자면, 머리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경색,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눈에 있는 미세혈관이 손상되면 시력이 나빠질 수 있고, 심장의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협심증, 심근경색이 발생하기도 한다. 콩팥 손상 및 투석을 하는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이 당뇨병인데, 고혈압으로 인한 신부전이 투석 원인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동맥인 대동맥이 늘어나거나, 찢어지기도 한다. 또한 대동맥 이후 다리로 가는 혈관은 좁아지고 막히면서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방법은?=고혈압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이다. 약물로써 고혈압이 아닌 혈압까지 낮추는 것이 고혈압 치료의 핵심이다. 여기에 식습관 조절, 운동, 체중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함께 동반되어야 고혈압이 조절될 수 있다. 각 질병에 따라 목표 혈압이 달라서 복잡할 수 있지만, 대부분 집에서 측정한 혈압이 130/80 정도까지 조절된다면 잘 치료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어지러운 증상이다. 혈압약 성분 중에는 맥박수를 낮추는 것도 있고 이뇨제 성분도 있다. 이러한 약제는 환자가 필요한 용량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에 어지러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며 어지러운 증상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이외에도 몸이 붓는다거나 전해질 불균형 등이 발생할 수 있으니 처음 약물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약물 부작용을 잘 관찰해야 한다.
▲정확한 측정부터=혈압은 측정하는 장소나 자세, 상황에 따라 항상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는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혈압이 상승하게 되고, 음식을 짜거나 맵게 먹는 경우, 전날에 술을 많이 마신 경우라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이 생리적인 반응이다. 이렇게 혈압은 여러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아 한 번 측정한 혈압이 높다고 하여 고혈압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요즘에는 가정 혈압 측정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가정 혈압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 각각 2번씩 혈압을 측정해 평균을 기록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소변을 보고 난 이후에 식사 및 약물을 먹지 않은 공복 상태에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양 발바닥을 바닥에 대고 앉아서 약 5분 정도 안정을 취한 이후 측정을 한다. 자기 전에는 샤워나 목욕 전에, 측정 30분 이내에 흡연 및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고, 아침과 마찬가지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양 발바닥을 대고 앉아서 약 5분 정도 안정을 취한 이후 측정을 하도록 한다. 고혈압 치료의 시작은 이것을 질병으로 인정하는 것부터라고 생각한다.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범종욱 전문의 |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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