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 |
충남대 의과대에 응급의학과를 개설해 교수로 부임한 이래 30년간 대학병원 응급실을 지킨 유인술 충남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의료행위에 대한 사회문화적 현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돈의 규모로 의사를 유치하려는 것이 의료분야 수도권 쏠림과 지방 도시 의료 황폐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내놨다.
2월 16일 중도일보를 만난 유인술 교수는 의료행위에 대한 국내 사회문화적 현상이 바뀌고 있음을 먼저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의료인을 향한 민사소송뿐만 아니라 형사소송까지 잦아지고 이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법안까지 추진되고 있다"라며 "의료행위는 과학이 아니라 현실의 사회문화적 현상들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인데, 90% 생존 가능성 있어도 10% 사망 위험 있으면 형사소송의 책임 등으로 수술을 회피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진료환경은 악화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에서도 불거진 고액 연봉 의사 모시기 현상에 대해 지역 의료생태계가 더욱 열악해지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돈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되다고 경계했다. 유 교수는 "특정 진료과목 의사에게 고액의 연봉을 지급했을 때 같은 병원 다른 진료과목 의사들은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 더 나아가 병원을 이루는 전체 의료인 그리고 인접한 경쟁 병원까지 파급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며 "고액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지역 의료기관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상당수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현상으로 이어져 지역 의료환경은 더욱 황폐화하는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수도권에서 올 연말부터 최대 6300병상 규모의 병원들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으로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흡수현상이 본격화되면 높은 연봉으로도 지역은 의료인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설명했다.
유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현실성 있는 지방의료 정책 설정이 우선 필요하고, 이미 발생한 필수의료 공백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교수는 "중증응급의료센터 확대를 발표할 때 필수 의료인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생명이 위급한 환자 중심의 응급실 의료전달체계를 만들 것인지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라며 "탈진과 소진으로 의료인력이 필수 생명을 다루는 분야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예방하고, 시민들의 안정적 의료서비스를 위해 지자체 차원의 병원 협력체계와 지원 조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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