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공휴일 소아과 응급진료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중환자실 부족으로 응급실 환자 이원 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역 한 응급의료기관에 환자가 내원하고 있다. |
19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북에서 공휴일 소아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실이 없어 소아 응급진료에 공백을 빚고 있다. 대학병원에서도 일요일 낮은 물론이고 야간까지 소아과 당직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역 산부인과에서는 위험한 출산을 공휴일 아닌 때로 옮기는 데 진땀을 빼고 있다. 출산 직후 아이를 받아 집중치료를 맡을 수 있는 응급 진료체계에 공백이 생기면서 산부인과 출산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특히, 대전과 충남의 응급실에서는 중환자실 부족 때문에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비율이 전국에서도 단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응급의료 통계연보에 따르면 인구 천 명당 응급실 이용자 건수는 대전 143.1건, 충남 155건 등으로 전국 평균(157.9건)보다 낮고 충북이 173.1건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전과 충남에서 응급실 이용환자 중 중환자실 부족 이유로 다른 병원 옮겨진 사례는 각각 92건관 107건이었는데 이는 서울과 경기 응급실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의 경우 다른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이원 환자(5301건)는 대전(660건)보다 훨씬 많았지만, 중환자실 부족하다는 사유는 대전보다 적은 64건에 그쳤다. 응급실 이원 환자 규모가 대전과 비슷한 울산(668건)에서 중환자실 부족 때문에 환자를 옮긴 사례는 같은 기간 27건이었다. 대전 응급실 내원 환자 중 중환자실 부족으로 이원한 경우는 전체 이원 사유 중 13.9%으로 전국 평균 3.7%보다 높다.
또 119구급대원이 구조한 응급환자의 중증도를 평가해 수용 가능한 응급 의료기관을 안내하고 이송하는 체계를 갖췄으나 상당수 환자와 보호자가 이에 따르지 않고 있다. 뇌출혈과 대동맥 박리 등 중증 응급질환의 경우 대전 8개 응급의료기관들이 전문의를 순회 상주하는 당직제를 시행 중이나 당직 전문의가 없음에도 '큰 병원'을 고집해 이송을 요구하는 바람에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대전지역 응급의학과 한 관계자는 "응급환자가 일부 병원에 쏠리고, 비응급 환자들도 큰 병원을 고집하면서 진료 정체와 비효율 문제가 작지 않다"라며 "병원의 의료인력과 처치 능력을 고려하고 환자의 중증도를 반영해 수용 가능한 병원을 지자체가 안내하고 시민들은 이에 따르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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