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하는 사람 한 사람만 행복한 정치, 모두가 행복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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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하는 사람 한 사람만 행복한 정치, 모두가 행복한 정치

양동길/시인, 수필가

  • 승인 2023-02-17 11:05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람은 제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천차만별이다. 뜻밖의 일에 소신과 열정으로 임하는 사람도 만난다. 한 사람의 사명감, 관심과 사랑이 어떤 일을 새롭게 하고 만들어 내기도 한다. 유지존속 시킨다. 그로인해 다양성이 확보된다.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요, 위대한 일 아닌가?

근래 자주 접하는 사람 중에 우리지역 문화유산을 소상히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다. <문화유적의 세부명칭>, <대전문화유산답사기(성혈편)> 등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요즈음은 <고향의 어머니 마음 같은 옹기들>, <대전성혈 조사보고서>, <대전문화유산답사기(장승과 선돌)> 등을 준비 중이라 한다. 기록은 존재를 증거 한다. 사명감을 갖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SNS 활동도 활발히 해 여기저기에 많은 자료를 게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진촬영, 자료제공 등으로 여러 단체를 후원한다.

모두 발로 뛰어야 하는 일이다. 발로 하는 학문이기도하다.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지 않을까? 조사와 촬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장시간에 걸쳐 분류하고 정리해야 한다. 더구나 생업이 있는 직장인이다. 하루에도 몇 건씩 해 낸다는 것이 참으로 경이롭다. 일로서 즐거움을 얻는 것도 귀감이 된다. 돈도 되지 않는 일인데, 부인이 기꺼이 동참하고 있어 더욱 놀랐다. 촬영하고 있는 동안, 곁에서 부인이 그 내용을 메모한다. 그것도 아주 즐겁게. 부창부수(夫唱婦隨)의 행복과 아름다움도 보게 된다. 품위 있는 삶이 이런 것 아닐까?

어떤 것이 동기가 되었는지는 묻지 않았다. 아마도 대상의 소중함, 그에 대한 애정과 열정발현을 통한 쾌감, 정해진 목표달성이 수반하는 성취감, 자기만족 등의 내적 동기가 있지 않을까? 거기엔 어떤 보상도 필요치 않다. 그러기에 그가 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을 넘어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숭고한 목표와 일에 열중하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공무에는 이런 동기가 바탕이 된 사람이 적임이다. 동기는 인간이 일정한 행동을 하도록 움직이게 하는 근원이요, 그를 지속하게 하는 요인이다. 동기에 따라 방향성, 강도, 지속성 등이 결정된다.

대부분은 명예?권력?부 등 외적보상이 동기가 되어 일에 임한다. 이러한 외적 동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우리가 오늘날 보고 있는 정치판이다. 일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 아니고, 보상에만 모든 것을 건다. 당연히 알고 있을 법한 지도자의 기본 품성은 없다. 명확한 목표와 비전 제시, 성숙한 판단력과 의사결정, 언행일치, 소통, 구성원에 대한 신뢰와 존중 및 동기 부여 능력, 성찰능력 등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동기가 불순하면 모든 것이 가려진다. 보상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유연성마저 사라지고 보상 하나에 고착된다. 혹여 그것이 철학이고 소신이라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설령 소신이라 하더라도 사고는 열려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일정 사고의 틀에 갇혀있으면 탁월한 창작품은 기대하기 어렵다. 훌륭한 작품은 기획과 우연이 합해져 탄생하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만 해서는 뛰어난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 폭넓은 정신세계와 작업하며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자연스레 스며들어야 한다. 설마 정치라고 다르랴.

중국 요순시대는 우리가 동경하는 이상세계이기도하다. 능력이 탁월하고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기에 태평성대가 가능했다. 요(堯)임금은 제위도 세습하지 않았다. 선양(禪讓)하였다. 선양은 민주적 협의에 의해 제위를 물려주는 것이다. "천하를 맡길 훌륭한 인재를 골라 추천하시오." 중신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아들 단주(丹朱)를 비롯, 이러저러한 사람이 추천되기도 했다. 그 중엔 극구 사양한 사람도 있고 시험받아 제외된 사람도 있다. 자신의 아들 단주는 덕이 부족하다 하여 제외시키고, 재야에서 효와 덕, 능력을 겸비한 순(舜)을 발탁하여 시험 끝에 양위하고자 한다. 순 역시 시험한다.

두 딸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순에게 시집보내 이들 부부 사이를 관찰하였다. 그녀들은 부도를 다하여 부부의 사이에 흠잡을 것 없이 원만하였다. "군자의 도는 부부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 부부 사이를 본 요임금은 순의 능력을 인정하여 비로소 안심하게 되었다.(이야기 중국사1, 김희영) 순에게 넘겨주면 천하가 이롭고 단주만 손해 보지만, 단주에게 넘겨주면 천하가 손해를 보고 단주만 이롭게 된다. 그것이 선양의 변이었다.

민주사회 주인은 구성원이다. 어떠한 사람에게 자리를 맡겨야 좋은가? 그 자리에 앉는 한 사람만 행복하고 모두가 불행한 자리가 되어야 하나, 여러 사람이 행복한 자리가 되어야 하나. 동기와 자세를 보면 알 수 있다. 주변 사람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양동길/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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