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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의 사랑을 새로 태어난 동생에게 빼앗기고, 먹기 싫은 콩 한 접시까지. 꼬마는 불만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상상의 나래에 빠진다.
꼬마는 여왕이 되어 궁에 산다. 삶을 콩을 먹으려던 찰나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 3명이 찾아온다. 여행으로 배가 고픈 마트료시카들에게 여왕은 자신의 콩을 몽땅 나눠준다.
콩을 준 고마움을 갚기 위해 마트료시카들은 여왕에게 달콤한 사탕을 선물하고, 여왕의 또 하나의 불만인 동생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준다. 결국 인형들은 여왕을 위해 동생이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강물에 빠졌고, 사자에게 잡아먹혔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 엄마 아빠가 등장하고 모든 것이 자신의 상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콩의 여왕은 연극풍의 군더더기 없는 대화 형식이다. 이 그림책은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정화시켜 웃음과 사랑으로 치환하는 힘이 있다.
색연필과 파스텔로 그린 그림에 컴퓨터 그래픽 채색과 콜라주를 더한 일러스트는 어린이의 감성을 솔직하게 드러나게 해준다. 동생에 대한 불만과 시샘을 일그러진 심술쟁이 여왕으로, 현실로 돌아와서는 귀여운 공주의 표정으로 돌변해 웃음이 터지게 한다.
콩의 여왕은 색의 변화에 주목해서 보면 더 즐겁다. 처음에는 어두운 무채색이었던 아이의 뒷모습으로 시작하는데 뒤로 갈수록 화려한 색깔로 변하며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콩의 여왕은 2022년 쿠아트로가토스상을 수상했다. 미국의쿠아트로가토스 재단이 매년 에스파냐어로 발간됐거나 라틴아메리카 출신 작가가 쓴 전 세계 어린이 책 가운데 선정하는 그림책 상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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