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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제주 하도리. 상군 해녀를 꿈꾸는 영등이라는 소녀가 있다. 소녀는 육지에서 돈을 버는 아버지 대신 해녀인 할머니와 세 동생을 키우며 산다. 그러나 작업에 나간 할머니가 물숨을 먹고 돌아가신다. 영등은 동생들을 위해 해녀가 되어 살아간다. 그러다 야학에서 강오규 선생을 만나게 되고, 글을 배우며 권리, 의무, 자유를 마음 속에 품기 시작한다. 일제의 수탈과 할머니 그리고 동료 해녀들의 죽음, 동생들 뒷바라지, 매번 저승을 향해 가는 바다 물질까지. 녹록지 않은 삶에서 영등은 그럼에도 웃으며 시대와 주어진 어려움을 돌파하며 나아간다.
푸른 숨은 청소년 소설이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파도, 즉 문제를 회피하고 도망치는 대신 친구들과 손을 잡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 속 불씨를 심어준다.
소설의 배경은 제주도지만 가독성을 위해 제주어를 많이 덜어낸다. 다만 영등의 일기에는 제주어로 쓰였고, 책 뒷순서에 표준어 풀이를 담아 이해를 돕는다.
오미경 작가는 1998년 어린이동산에 중편동화 '신발 귀신나무'가 당선됐다. 2012년 '사춘기 가족'이 올해의 아동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작가는 "영등의 삶을 그리면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질문이 수시로 고개를 들었다.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꿋꿋이 이겨내는 힘, 쓰러졌다가도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힘과 용기는 오롯이 지켜내고 싶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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