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관저동에 조성 중인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조감도. 지난 세 차례 의사직 모집에서 1명의 지원자가 나왔을 뿐 번번이 의사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의사·약무직 공개채용이 2월 13일 제3차 공모에서도 또다시 빈손으로 끝났다. 장애를 겪는 어린이의 재활과 치과치료 등을 담당할 의사 5명과 약사 1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응시원서 접수 담당자의 이메일함은 14일간의 접수기간 내내 텅텅 비어 있었다. 최저연봉 2억5000만 원에서 최고 3억 원의 급여를 제공하고, 별도의 당직의를 선발해 평일 순번제 당직 근무도 시행하지 않겠다는 우대조건에서도 지원하는 의사가 없었다. 대전시는 광역시장이 개설하는 공공병원에 지원하는 의사와 약사가 없는 상황에 다소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새롭게 개설되는 병원에 초기 의료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거나, 대상환자가 일반 병원과 달라 지원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지난 세 차례 의사·약사직 공개채용 과정에서 재활의학과에 의사 1명이 지원해 현재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고, 남은 정원인 재활의학과 2명, 소아청소년과 1명, (소아)치과 1명, 당직의 1~2명 그리고 약사 1명은 여전히 공석이다. 3월 병원을 개원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화가 없으나, 현실적으로 의료진 채용과정이 난항을 겪으며 개원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대전시의사회도 홈페이지에 어린이재활병원 채용 공고를 안내하고 알음알음 추천도 받고 있지만, 뚜렷이 나서는 이가 없다.
시는 약사를 대상으로 한 약무직에 한해서는 최저 연봉을 현재 5100만 원보다 인상하는 것을 검토 중이나, 의사직에 대해서는 추가 연봉인상을 제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광역시에서 운영되는 공공병원에 의사 지원자가 없는 것은 연봉의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에서다. 또 전체 100여 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는 병원에 의사직 연봉을 더 올리면 환자 재활에 직접 땀 흘리는 물리·작업치료사와 언어재활사 등의 보건직 종사자 임금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물리치료사 관계자는 "의사가 어린이환자를 몇 분 진찰해 처방한 후부터 아이들의 재활을 도모하는 역할을 물리치료나 작업치료사 등에게 맡겨진다"라며 "재활의학 전문의가 3명이나 필요한 것인지부터 숙련된 치료·재활사들이 유입될 환경인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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