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늘어나는 화재 질식사고, 호흡보호장비로 예방해야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늘어나는 화재 질식사고, 호흡보호장비로 예방해야

채진 목원대학교 소방안전학부 교수

  • 승인 2023-02-21 17:33
  • 신문게재 2023-02-22 1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채진 교수님
채진 목원대학교 소방안전학부 교수
지난해 대전시 유성구 대형 아웃렛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하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는 최근의 미세플라스틱을 소재로 사용하는 다량의 의류와 차량의 연소, 천장 배관의 보온과 단열을 위한 우레탄폼의 연소, 건물 내부 마감재의 연소로 인한 다량의 유독가스를 발생시켰으며 이로 인한 사상사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3년간 우리나라의 화재로 인한 사망자를 살펴보면 2020년 265명, 2021년 276명, 2022년 341명 등 매년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300여 명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화재 시 발생하는 다량의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 사망이다. 따라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피난자가 이용하여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피난 장비가 필요하다.

현재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호흡 보호장비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정 소방대상물에 설치되고 있는 공기호흡기로서 영화상영관, 대규모점포, 지하역사, 지하상가 등에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호흡기는 화재현장이나 구조현장에서 소방관이 주로 사용하는 전문장비이다. 지하철역에 설치되는 공기호흡기는 층마다 2대가 설치돼 있지만 수백 명, 수천 명의 승객이 모두 사용할 수는 없다. 그리고 공기호흡기는 착용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무게도 무겁다. 다중이용시설에 많이 비치하고 있는 방독면은 「민방위 기본법」제15조에 의해 비치되고 있으며, 방독면은 정화통을 통해 공기를 정화하지만 산소를 제조하거나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산소가 충분치 못한 터널이나 공기 중 산소함유량 18% 이하일 때는 호흡이 곤란하다. 또한, 휘발성 액체의 저장탱크, 인분처리 탱크, 굴뚝 안에서 사용할 수 없고, 암모니아 가스, 일산화탄소, 연료가스는 방호 받지 못한다.

특히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를 차단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보관할 때 밀봉해 보관하기 때문에 사용하기 매우 불편하고, 고무 재질로 오랫동안 보관하면 부식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호흡보호장비의 개발이 필요하다.



화재로부터 신속하고 빠른 대피를 위해서는 화재로 인한 질식사를 예방할 수 있는 장비를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장비여야 한다. 우선, 질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유독가스를 차단하고, 산소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골든타임 5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산소공급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신속한 대피를 위해서는 호흡보호장비의 부피가 작아 보관이 용이하고, 사용할 때 편의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무게가 가벼워 어린이, 노약자도 쉽게 사용해야 하고, 더불어 사용 방법이 간단하여 화재가 발생할 때 신속하게 착용하고 대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피난 장비가 개발되면 건축물에 비치하여 화재로 인한 질식 사망자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장비를 개발하여 각종 소방대상물에 비치하는 것도 화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호흡보호장비가 사용된다면 오히려 화재 대피를 어렵게 하고, 호흡보호장비의 신뢰성을 무너트릴 수 있으므로 호흡보호장비의 성능 및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인증 절차와 제도 마련 방안의 검토 또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