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 사망사건 관련 기소된 한국서부발전 대표와 태안발전본부장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김용균재단 등 관계자들이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
대전지방법원 형사2부(최형철 부장판사)는 2월 9일 한국서부발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고 김용균 씨가 2018년 11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또 1심에서 징역1년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전 태안발전본부장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하청업체 소속인 고 김용균 씨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실질적 고용관계에 있었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1심에서는 원청으로 하청 근로자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한 태안발전본부장에 대해 김병숙 전 대표와 함께 직접적·구체적 주의의무 위반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들에게 무죄가 선고되는 이유가 됐다.
항소심 선고에서 고 김용균 씨는 컨베이어벨트 및 아이들러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물림점에 협착되는 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했다. 설비점검 외에 낙탄 처리작업 중에 사고를 입은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컨베이어벨트 물림점에 신체가 협착되지 않도록 방호조치를 취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과 사고 발생 시 구조를 취할 수 있는 2인 1조로 근무 원칙도 지켜지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것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인정했다. 다만, 컨베이어 벨트를 가동 중지한 상태서 작업을 진행할 주의의무 위반에 대해 원심에서는 사망에 이르는 인과관계를 인정했으나 항소심은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2022년 2월 서산지원에서 이뤄진 1심 선고보다 항소심에서 피고들에 대한 선고형량이 대체로 낮아졌다.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에 대해 1심에서 마찬가지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형태로 무죄를 선고됐고, 1심에서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태안발전본부장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밖에 태안발전본부 기술지원처장은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에서 금고 1년 및 집행유예 2년으로, 연소기술부장 등 태안발전본부 관계자 5명에게 금고 6~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이밖에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되었던 한국서부발전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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